김종갑 새 특허청장 "특허 심사기간 대폭 줄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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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이 인사시스템을 확 바꾼다. 이를 위해 특허청은 업무 성과를 수치로 계량화하고 이를 인사에 반영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 새 평가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또 추석 전후로 차장 인사를 한 뒤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할 예정이다.

김종갑(53.사진) 신임 특허청장은 17일 기자와 만나 "이 세상에 계량화가 불가능한 것은 없다"면서 " 공무원 특유의 연공서열 인사제도를 뜯어고쳐 민간 기업에 버금가는 평가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특허행정 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그는 "매년 심사관을 평균 60명씩 늘렸지만 특허 심사 대기시간은 아직도 22개월이나 된다"며 "심사 대기시간을 독일 수준인 12개월 이내로 대폭 줄여야 빠르게 변하는 기술환경에서 출원인들의 특허행정 서비스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새로운 평가시스템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특허청은 이를 위해 22일 15명의 주니어급 직원으로 구성된 '특허행정 혁신 주니어보드'를 만들어 앞으로의 구체적인 평가시스템 개발작업에 나선다. 김 청장은 정부투자기관 가운데 평가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운영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지난주 사람을 보내 벤치마킹을 하기도 했다.

김 청장은 "심사관들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학계나 외부 전문가와 교류하고, 해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늘릴 생각"이라며 "성과 보상과 인사를 독자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행정자치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특허청 주변에는 '조만간 대규모 인사가 있을 것'이란 소문이 나오고 있다. 김 청장은 이에 대해 "정태신 차장의 사표가 수리되고 나면 추석 이전에 내정자가 나올 것"이라며 "이후 인사는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개혁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뿐 나이와는 관계없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행정학과)를 나온 김 청장은 76년 이후 상공부와 통상산업부에서 주로 통상행정 분야에서 일했다. 99년부터 2년간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국장을 맡았던 그는 2년간 기술개발 지원 업무를 총괄하며 기술개발과 인연을 맺었다.

김 청장은 "산업기술국장 시절은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시기여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특허청은 기술개발과 상품화 과정에서 보다 빠른 권리화로 부가가치 창출을 앞당기는 중간고리 역할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청장은 이를 위해 8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지식재산센터의 연구 기능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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