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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레슨] 샐러리맨의 내집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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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집을 사는 가장 큰 이유는 필요한 주거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지만 재테크의 목적도 크다.

하지만 소득이나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비싼 집, 큰 집만을 고집하는 바람에 후유증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목돈이 있다면 상관 없겠지만 거의 모든 사람이 많든 적든 내집 마련을 위해 대출 창구를 찾아야 하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자금을 대출받아야 한다면 상환 여력은 충분한지, 집을 산 뒤 정상적인 생활이나 미래를 위한 재테크를 할 수 있는지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집을 사는 데 드는 비용이나 져야 할 부담은 구체적으로 얼마나 될까.

연소득 3600만원(현재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의 연 평균 소득 수준)인 가정이 소득의 다섯배 수준인 1억8000만원짜리 아파트를 모기지론을 이용해 산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모기지론을 통하여 대출이 가능한 주택가격 대비 담보대출 비율(LTV)은 70%로 1억2600만원 정도다.

따라서 나머지 자금과 취득.이사 비용 등을 계산하면 대략 6500만원 안팎의 자기 자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금리로 20년 동안 갚아 나간다고 해도 매달 할부금은 93만6000원으로 월 소득의 3분의 1가량이 대출 자금을 갚는 데 들어간다.

따라서 200만원 안팎의 평균 소비지출을 감안하면 여윳돈을 가지고 재무 설계를 하는 것은 사실상 벅차다. 다만 할부금은 고정적인 데 반해 소득은 계속 올라가게 마련이므로 이 정도의 부담은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다.

필요한 자기자금 6500만원 역시 허리띠를 졸라매 소득의 40%를 4~5년 저축한다면 모으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자신의 소득보다 6, 7배 비싼 집을 사려는 경우는 상황이 달라진다.

대출자금으로 매달 내야 할 할부금만 각각 122만원, 131만원으로 대부분 적자 가계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기 자금을 마련하려고 해도 각각 5.2년, 6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방도시에서 소득의 4~5배 안팎에서 주택 마련 목표를 세워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자녀가 커가면서 보다 넓은 집, 교육 여건이 괜찮은 지역을 선호하게 마련이지만 자녀들을 출가시킨 뒤 노후 생활 때 너무 넓은 집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봐야 한다.

주택을 살 때 재테크라는 측면만 보지 말고 소비라는 관점에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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