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유리창에 그려 볼까 우리집 크리스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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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1면

1 작은 창에 그린 나만의 ‘화분 트리’. 창틀에 맞춰 좌우대칭으로 그리는 것이 포인트다.

집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좀 내볼까 하다가도 금세 포기하는 건 이런 이유가 아닐까. ① 집이 좁아서 ② 만들기 힘들어서 ③ 치운 뒤 보관하기 불편하니까. 그렇다고 크리스마스를 그냥 보낼 순 없다. 대안은 투명한 유리창에 그림을 그리는 ‘윈도 페인팅’이다. 하얀 펜으로 쓱쓱 그려내는 손맛 덕에 요즘 웬만한 카페에선 너나 없이 따라 하는 인테리어 트렌드가 됐다. 국내에 처음 기법을 선보이고 활동 중인 작가 나난에게 방법을 알아봤다.

글=이도은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마커·장갑만 있으면 준비 끝

작업 전 캔버스가 되는 창은 깨끗하게 닦아 말린다. 준비물은 간단하다. 흰색 유성마커와 면장갑, 수정용 아세톤만 있으면 된다. 다양한 마커 색깔 중 밤에 불빛에 비췄을 땐 흰색이 가장 선명하고 예쁘다. 일단 작은 창부터 그리기 시작하면서 마커 쓰는 감각을 익힌다. 창틀 모양에 맞춰 커튼을 그린다든지, 눈꽃·별·달을 살짝살짝 터치하면 익숙해진다. 마커는 꾹꾹 누르듯 적당히 힘을 줘야 번짐이 적다. 손놀림이 둔탁하게 느껴져도 면장갑은 꼭 낄 것. 맨손으로 그리면 손의 온기로 창에 습기가 차기 때문이다.

눈꽃 여러개 그려 트리 만들어요

어느 정도 그리기가 익숙해지면 거실 창에 크리스마스트리를 그려보자. 시작하는 꼭짓점에 한 뼘 크기의 눈꽃을 한 개 그리고, 그 밑으로 층층이 계속 눈꽃의 개수를 하나씩 늘려 가면 된다. 카페 같은 통유리창이라면 7층, 8층 트리도 가능하다. 윤곽이 그려진 뒤엔 별 안에 점선·물방울·X자 무늬 등을 그려 멋을 내고 ‘Merry Christmas’ 같은 문구를 적어도 좋다. 창이 작다면 삐죽빼죽한 트리의 윤곽선만 그려도 귀엽게 표현된다. 아무리 쉽다 해도 뭔가 그리는 것 자체가 엄두가 안 날 땐 나난이 만든 ‘DIY 크리스마스 키트’를 이용해 보자. 마커·스티커 외에 별 모양의 자가 들어있어 창에 대고 그리면 균형 잡힌 모양이 나온다. 트리 외에도 리스나 샹들리에·촛대 등을 그리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껏 살아난다.

2 문에는 리스를 그리고 사슴 스티커를 붙였다. 눈꽃에 세밀한 장식을 더하면 더욱 실감난다.
3 눈꽃을 층층이 쌓아 그린 ‘윈도 트리’. ‘Merry Christmas’ 문구도 잊지 말것.
장소협찬: 카페 ‘호시탐탐’

아세톤·시너로 언제든 지울 수 있어요

팔꿈치를 공중에 놓고 그리다 보면 손이 흔들려 실수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중간에 망쳤다 싶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틀린 곳을 바로 없앨 땐 매니큐어를 지우듯 솜에 아세톤을 묻혀 닦으면 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거나 크리스마스가 지나 트리를 지울 땐 시너를 이용한다.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마른 수건에 살짝 적셔 닦으면 자국이 남지 않는다.

그림만으로 뭔가 아쉽다면 스티커로

그림으로만 밋밋하다면 눈꽃·초·방울 등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확 나는 스티커를 적당하게 붙여준다. 멀리서 보면 실제 물건처럼 실감난다. 이런 포인트 스티커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다양하게 구할 수 있다. 일반 스티커와 달리 끈적거리는 접착제 없이 물만 묻히면 쉽게 떼었다 붙일 수 있는 것이 특징. 그래서 재활용도 가능하다. 분무기를 이용해 유리창에 물을 조금 뿌린 뒤 스티커를 붙이고 기포가 생기지 않도록 마른 수건으로 문질러주면 된다.

진짜 양말·낙엽도 창에 붙여 보세요

윈도 페인팅의 매력은 무엇보다 ‘기성품의 조립이 아닌 나만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트리를 그렸다면 그 위에 실제 양말·낙엽·솔방울 등을 붙여 색다른 느낌을 낼 수 있다. 또 꾸밀 만한 유리창이 없다면 거울에 그려도 좋다. 나난은 “윈도 페인팅은 안과 밖 모두가 차단되지 않고 볼 수 있는 소통의 문화”라며 “특히 윈도 트리는 나무를 베지 않고 만들었다는 친환경적인 의미도 크다”고 설명했다.

TIP 크리스마스 장식엔 초록·빨강·흰색의 조화가 중요해요

크리스마스 색으로 대표되는 초록과 빨강은 서로 보색 관계라 조화를 이뤘을 때 시각적 효과가 강하다. 그런데 실제로 장식했을 때 이 두 가지 색상만 사용하면 실내 분위기가 지나치게 차분해지고 심지어 어두워질 수 있다. 밝고 화사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흰색을 꼭 끼워 넣을 것. 초록이나 빨강 바탕에 흰색 글자가 쓰였을 때 가장 명시성이 강하다. 또 이 세 가지 색상이 어우러졌을 때 가장 세련된 멋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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