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사이버전 공동방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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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과 러시아가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전쟁을 막기 위한 첫 협상을 시작했다.

13일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에 따르면 러시아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안보회의의 블라디슬라프 세르추크 부서기 등 대표단이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 미 국무부를 비롯해 국방부·국토안보부·국가정보국(NSA) 관계자들과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사이버 전쟁은 인터넷 등 가상공간을 통해 특정 국가나 기관의 컴퓨터망을 공격, 국가 기간시설 등을 무력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미·러 사이버 회담의 한 관계자는 “상당수 국가들이 사이버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 파악했다”며 “국제적인 사이버 무기 개발 경쟁을 막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해 러시아와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내년 독일에서 후속 협상을 벌여 향후 사이버 무기와 공격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적극 협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양측이 사이버 전쟁과 관련해 협의를 시작한 것은 미국이 기존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최근 몇 년간 미국 측에 사이버 전쟁과 관련된 대화를 요청했지만 거부 당했다. 또 러시아는 사이버 전쟁의 피해를 막기 위해 국제협약과 유사한 협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미국이 이를 반대했다. 관련 기관들 간의 긴밀한 협력만으로도 사이버 전쟁의 위협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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