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쓴소리] 한심한 수원 야외음악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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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 전 수원 야외음악당에서 세계적인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와 조수미.정명훈 등이 출연한 음악회가 열렸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곳은 수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그런데 화장실을 찾아간 순간 웃지못할 진풍경을 보고 말았다.

분명히 한쪽은 남자용이고, 다른 한쪽은 여자용이었는데 두 군데 모두 여자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여자화장실 칸 수가 적은 데다 기다리는 인원이 너무 많자 참다못한 아주머니들 몇 분이 남자화장실로 들어갔고, 급기야는 젊은 여학생들까지 남자화장실 앞에 줄을 서고 있었다.

그러자 남성들이 더 어색해하며 고개를 수그리고 볼일을 보아야 했다.

화가 난 한 아저씨는 "여자가 왜 남자화장실에 들어오느냐" 고 고래고래 소리까지 질렀다. 그날 그곳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있었다.

볼일을 보던 도중 들어오는 여성들을 보고 몹시 당황하는 표정을 지어 보이던 한 외국인 남자의 모습이 역력하다.

세계적인 초청 음악회라고 홍보했으면 주최측은 그에 맞는 사전 준비와 대책을 마련했어야 했다.

김선영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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