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주민 자비 들여 마을 방범 CCTV 설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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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주민들이 스스로 방범용 폐쇄회로 카메라(CCTV)를 설치했다. 서울 강남구청과 강남경찰서가 지난달 관내에 방범 카메라 272대를 설치.운용하고 있으나 주민들이 경비를 부담해 CCTV를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메라 설치 지역은 서울의 부촌으로 꼽히는 성북동 학꿩마을 등 성북파출소 관내 3개 지역. 고급 단독주택과 캐나다.독일.일본 등 23개국의 대사관저가 밀집한 곳이다.

주민들이 방범 카메라를 설치하기로 뜻을 모은 것은 지난 3월. 범죄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경찰과 구청에 방범 카메라를 설치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재정 형편 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주민들이 직접 나섰다. 주민들은 27대의 카메라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1억6500여만원의 비용을 모으기 위해 250여가구가 70만원씩 냈다. 또 인권침해 시비에 대비해 카메라 설치 동의서도 앞장서서 받았다.

CCTV는 18일부터 지역 곳곳의 상황을 인터넷 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성북파출소로 화면을 전송한다.

외국 대사관저들도 방범카메라 설치를 환영했다. 캐나다 등 일부 대사관에서는 카메라 운용에 필요한 전기 등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북파출소 권풍열(49)소장은 "이번 방범카메라 설치로 해당 지역 내 차나 사람의 출입을 100% 살펴볼 수 있다"며 "범죄 예방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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