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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6000억 시장…상품권 진화 어디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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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 신세계백화점 직원이 추석대목에 판매할 상품권을 정리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상대방을 감동시킬 수 있다면, 무엇이든 상품권이 되는 시대다. 올 추석에는 맞춤 상품권과 기발한 서비스 상품권이 쏟아지고 있다. 상품권은 이제 '상품(商品)'을 주고 받는 단순한 종이 증표가 아니다.

건강 관리회사 에버케어(www.evercare.co.kr)가 선보인 '에버케어 스페셜 상품권'은 서울대학병원 헬스케어 시스템 강남센터에서 언제든지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상품권이다. 건강상태.생활습관.병력.성별 등에 따라 다양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으며, 전문 주치의를 배정해 1년간 건강상담을 해준다. 값이 100만원을 웃돌아 부담스럽지만 도서.문화.외식.스타 등 다양한 상품권이 쏟아지는 '상품권 전성시대'의 한 단면이다 지난해에는 상품권 시장이 1조6000억원에 달했다.

◆ 다양해진 상품권=올 추석에는 외식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상품권 마케팅을 벌여 눈길을 끈다.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는 9월 한달 동안 상품권을 사면 10~12월 매달 한 가지 지정 메뉴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쿠폰을 준다. CJ 푸드빌의 빕스는 상품권 10만원당 1만원을 추가로 준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도 오는 24일까지 10만원 이상 구입 고객에게 1만원을 덤으로 주는 행사를 연다.

상품권은 1990년대부터 최고의 명절 선물로 자리잡았다. 주고 받기 간편하고 받는 사람이 원하는 물건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추석 보너스 대신 상품권을 주는 회사가 늘고 있다.

상품권 하면 구두.백화점.주유소 만 떠올리는 사람에겐 낯선 풍경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e-메일.모바일.카드 상품권이 종이 상품권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다음 상품권'은 e메일을 통해 준비한 이미지나 사진.캐리커처를 넣어 보낼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5만.10만원 두 종류의 선불카드 상품권을 팔고 있다. 에스콰이아와 인터파크 상품권은 LG텔레콤휴대전화를 통해서도 살 수 있다.

제휴 마케팅을 통해 하나의 상품권으로 여러 곳에서 쓸 수 있는 것도 올해의 특징이다. LG정유, SK, 현대오일뱅크 상품권 등 주유권은 주유소는 물론 백화점과 할인점에서도 통용된다. LG상품권은 LG백화점.LG마트.LG25시 등 유통점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LG패션.LG전자.LG화학의 제품도 살 수 있다.

LG백화점은 '선택형 추석 상품권'을 선보였다. 상품권과 선물의 장점을 섞어놓아 받은 사람이 상품권에 쓰인 선물 명단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상품권이다. 고를 수 있는 선물은 갈비.배.수삼.참옥돔 세트 등이다.

◆ 주의할 점=상품권은 발행과 관련한 특별한 규제가 없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구입하기 전에 어떤 회사가 발행한 상품권인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자금력이 약한 일부 발행사는 상품권에 쓰인 대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품권은 발행한 회사가 지정한 구입처에서 사는 게 좋다. 신용카드 결제는 기업카드만 가능하다. 개인은 현금으로 사야 하며 한도가 있기도 하다.'카드깡'(불법 카드 할인)용으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좀더 싸게 사려면 상품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이 좋다. 티켓나라(www.ticketnara.net).상품권닷컴(www.ticketkorea.co.kr) 등 100여개 사이트가 개설돼 있다.

옥션(www.auction.co.kr).G마켓(www.gmarket.co.kr) 등 경매 사이트를 뒤져보면 더 싼 가격에 살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싼 상품권은 조심해야 한다. 훔치거나 뺏은 장물일 경우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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