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들 "싼 전셋집 많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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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 최근 입주를 시작한 수원 팔달구 우만동 월드메르디앙 단지. 전세 물건이 많아 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하다.

결혼 시즌이다. 올 가을은 지난 봄 윤달이 끼어 결혼이나 이사를 미룬 사람들이 움직이면서 전세수요가 봄보다 늘었다. 특히 신혼부부들은 기존에 살던 집이 안빠져 이사를 못하는 '역전세난'을 겪지 않아 전세시장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하지만 수요는 여전히 모자란 편이어서 발품을 팔다보면 시세보다 싼 급전세를 많이 만날 수 있다. 지난 7월부터는 담보능력이 없는 서민을 위해 전세자금을 최고 3000만원까지 신용대출하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돈이 부족해 월세로 살았던 사람이라면 이참에 전세로 옮기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 값싼 전셋집 어디에=주로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나 그 주변의 기존 아파트 전셋값이 싼 편이다. 9월초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동구 천호동 두산위브 단지에는 전세 물건이 많다. 17평형은 5000만~6000만원, 31평형은 1억1000만원 선에 전세가 나와 있다. 전용률이 높지 않은 게 흠.

동작구 본동에서도 싼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 9월말 입주를 시작하는 본동 상도래미안을 비롯, 상도펠리스와 한신휴 등 미입주 물량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도래미안 25평형의 경우 전셋값이 1억3000만~1억5000만원, 30평형은 1억6000만~1억8000만원에 나와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거래는 안된다. 상도래미안공인 관계자는 "일대에 전세물량이 많아 입주가 시작되면 가격이 더 빠질 것 같다"며 "신혼부부들이 골라잡기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싼 전세가 더 많다. 용인.남양주.수원 등지의 새 아파트와 주변을 노려볼 만하다. 9월말 입주하는 남양주 호평지구 효성백년가약 32평형은 5500만~6000만원이다. 평내동 성실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평내 신명스카이뷰 전세가 많이 소진되면서 호평 쪽에도 문의전화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입주 대기중인 물량이 많아 싼 전세를 많이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시 우만동 월드메르디앙은 2063가구의 대단지이며 수원 월드컵경기장과 가깝다. 가이드공인 정민자 실장은 "지난 7월 입주가 시작된 새 아파트로 31, 34평형의 경우 1억1000만원, 39평형은 1억2000만원선에 전세를 구할 수 있다"고 절했다.

안산 원곡동 벽산블루밍은 원곡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것으로 1515가구의 대단지다. 32평형 전세를 8000만~9000만원 선에 구할 수 있다.

◆ 전세 구할 때 유의점=계약부터 잔금 납부 전까지 반드시 전세 들어갈 집의 등기부등본을 여러차례 확인해야 한다. 요즘처럼 경기가 위축되고, 집값이 내릴 때는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경우 세입자가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기 전에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면 자칫 전세보증금을 날릴 수도 있다. 잔금 지급 이전에 대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두고, 잔금 납부 및 전입신고 전에도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았는 지 다시 확인해야 안전하다.

계약할 때는 반드시 집주인 본인이나 집주인의 인감증명서를 갖춘 대리인과 해야 한다. 또 번지수나 아파트 동호수는 정확히 기재해야 추후 분쟁을 막을 수 있다.

최근 전셋집이 잘 빠지지 않으면서 임대기간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애태우는 세입자들이 많다. 이 경우 임차권등기명령이나 전세금반환청구소송 등 여러가지 중재안이 있다.

그러나 보증금을 제 때 돌려받지 못하거나 시간을 많이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 전셋집을 뺄 때를 생각해 가급적 유명 대단지 아파트에 세를 드는 것이 유리하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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