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버밍엄 '국제 보안산업전' 르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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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지난 11일 영국 버밍엄의 국립전시센터(NEC).

유럽 최대의 제25회 국제보안산업전시회(IFSEC)가 열리고 있는 전시장은 컴퓨터바이러스와 해킹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 때문인 듯 1만여명의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컴퓨터 보안뿐 아니라 CCTV와 침입 탐지 등 오프라인 보안제품이 함께 선보인 전시회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각종 첨단 정보통신기기도 대거 선보였다.

오프라인 보안분야에선 침입탐지 시스템과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통신이 결합하거나, 휴대폰.팜PC 같은 무선통신과의 결합으로 원격기능이 강조된 제품들이 많이 선보였다.

또 정보 보안분야에선 정맥이나 지문.홍채인식 등 새로 개발된 생체인식 보안 프로그램들에 바이어들의 관심이 몰렸다.

이번 IFSEC는 한국의 30개 업체를 비롯, 세계 각국에서 4백80개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열렸다.

◇ 눈길 끈 신제품〓영국의 아이C사는 팜PC보다 약간 두꺼운 형태의 지문인식 휴대폰 겸용 신용카드 인식기 시제품을 들고 나왔다.

짐 버논 신제품 개발팀장은 "6개월후 상용화 예정이며 가격은 3백~5백파운드(약 51만~85만원)정도로 책정될 예정" 이라고 말했다.

▶휴대폰▶디지털 카메라▶DVD▶자동번역기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지문을 인식해 신용카드 결제도 할 수 있다.

또다른 영국기업 VVS사는 탁상시계 크기의 휴대용 셋톱박스를 선보였다.

이 회사의 데이비드 로버츠 이사는 "가게 주인이 CCTV를 설치해 놓으면 언제 어디서든 휴대용 셋톱박스를 전화선과 TV모니터에 연결해 가게 내부 모습을 볼 수 있다" 고 소개했다.

◇ 한국기업도 대거 참여〓30개 한국기업들은 대부분 한국관내에 부스를 설치했다.

한개 국가가 국가공동관을 설치한 것은 한국이 유일했다. 보고테크.넥스턴.삼성전자.삼성항공.SK 등 몇몇 기업은 단독부스를 마련해 바이어들을 맞았다.

특히 지문인식 솔루션 전문 벤처기업인 보고테크가 출품한 첨단 지문인식 광마우스 '보고캅' 은 전시회 기간중 전기.정보통신 보안분야 최우수상을 받아 인기를 끌었다.

넥스턴이 출품한 손목 정맥 인증 도어 시스템도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 이은기 전무는 "모니터나 PC에 시스템을 설치해 사전에 등록된 정맥과 일치하는 사람만 PC를 쓸 수 있는 보안 시스템을 개발 중" 이라며 "미국 GM 본사의 4천대 PC에 시스템을 설치하는 개발용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고 소개했다.

SK텔레콤이 벤처기업 KTI와 공동 개발한 '스피드알람' 시리즈는 영국기업 유로노바에서 영국과 유럽 몇개국에 대한 독점 판매권 제의가 들어왔으며, 인도.동남아 지역 바이어들도 관심을 보였다.

대회를 주최한 밀러 프리먼 그룹의 사이먼 포스터 마케팅 이사는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한국 기업의 수가 지난해 보다 70~80% 늘었다" 며 "내년에는 유럽시장 공략을 노리는 한국 기업들의 참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말했다.

버밍엄〓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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