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불교음악 LMB 싱어즈 박성규 단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젊음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불교 음악을 대중화하는데 앞장 서겠습니다."

불교 음악 혼성 중창단인 LMB 싱어즈 박성규(朴性奎.32)단장의 다짐이다.

'불교 음악을 사랑하는 불자(佛子)들의 모임(Love Music Buddhism)' 이라는 뜻의 이 중창단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전문 성악인 12명이 모여 지난해 3월 결성했다.

중앙대 음대를 졸업한 朴씨는 이탈리아에서 5년간 유학하며 베네치아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베르질리아 콩쿨 성악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실력파.

더 편한 길을 갈 수도 있는 그가 불교음악에 평생을 바치기로 결심하게 된 것은 가족상황 때문.

朴씨가 14세 때 불교에 대한 신심이 두터웠던 그의 아버지가 구도자의 길을 가겠다면서 출가했다.

이로 인해 집안이 어려워진 그는 의경을 지원했고, 데모 진압에 나섰다가 수차례 돌에 맞아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래저래 방황하던 그가 불심 전파에 나서게 된 것은 대학 졸업 후 우연히 광고를 보고 불교방송국 합창단에 입단하면서부터다.

열악한 불교 음악계의 현실을 본 朴씨는 같은 종교를 가진 청년 성악가들과 의기투합해 국내에선 처음으로 불교 음악 중창단을 창단한 것.

매주 금.일요일 반나절 이상 맹렬히 연습한 이들은 그 실력이 알려지면서 불교계의 크고 작은 행사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지금까지 21회 공연한 이 합창단은 석가탄신일인 11일 서울 성북구 부암동 선다암에서 '아픈 어린이 돕기' 무료 공연에 나선다.

朴단장은 "우리 합창단은 오페라.뮤지컬.팝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다" 면서 "고리타분한 찬불가풍을 벗어나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흥겨운 불교 음악을 계속해서 보여줄 계획" 이라고 말했다.

성시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