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경의 Real English] 46. You're…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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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모국어(first language)에 스며있는 문화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우리 문화에 깃들인 '겸손함' 때문에 영어를 배우며 오류를 빚는 이들이 많다.

예컨대 우리나라 사람들은 겸손함을 표현하느라 부정의 형태를 사용한다.

누군가가 축하하거나 칭찬할 때, 우리는 '부끄럽습니다' '별거 아니에요' , 혹은 '천만에요' 라고 말한다.

문제는 이런 부정적인 표현들을 영어에서도 그대로 사용한다는데 있다.

예를 들어 "Your daughter is so pretty." (따님이 참 예쁘네요. )라는 칭찬을 들었을 때 미국인들은 "Thank you." 라고 대답한다.

반면에 한국인들은 "Not at all." (천만에요. 별로 예쁘지 않습니다)이라고 대답하곤 한다.

'Not at all.' 이라고 부정하는 것이 겸손하고 예의바른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한국문화의 반영이다.

그러나 칭찬을 한 사람은 이런 부정에 크게 당황한다. 심지어 오해를 하기도 한다.

한국인은 'my poor publication' (변변치 않은 저의 책), 또는 'this unworthy person' (저 같이 보잘 것 없는 사람)등의 표현으로 그들 자신을 낮추거나 그들의 행위나 소유물에 대해 겸손함을 보여준다고 밝힌 논문도 있다.

외국어를 배울 때는 그 언어의 문화적 배경(cultural background)까지도 이해해야 제대로 배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다른 사람의 칭찬에 어떻게 겸손함(modesty)을 보여줄까□ 그들은 "Oh, it's all right." "It's sort of nice." 또는 "You're just saying that!" (그저 괜찮은 편이죠/별로 그렇지도 않습니다.)이라는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A:Wow.You look gorgeous today! Your dress is so beautiful.

B:Oh, come on.You're just saying that!

A:No.I'm serious!

B:Well, thank you for saying so.

A:와, 오늘 정말 멋지네요! 드레스가 너무 아름다워요.

B:아니에요. 별로 그렇지도 않아요.

A:정말로 멋있어요.

B: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고맙네요.

문의 :

이은경 <중앙문화센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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