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의원 - 월간조선 '부친 만주국 경찰' 진실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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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누구 말이 진실인가-.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의 부친이 독립군이었나 아니면 만주국 경찰이었나를 놓고 김의원 주장과 월간조선의 보도내용이 180도 엇갈리고 있다.

▶ 친일 진상 규명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김희선의원이 17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월간조선 보도 내용을 반박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 의원은 17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전날 발간된 월간조선의 보도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의원은 "아버지 김일련은 만주국 경찰이 아니라 독립군이 맞다"면서 "광복군 3지대장 김학규 장군은 김성범 할아버지와 친형제"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너무 어릴 때 일이라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잘 없지만, 친지나 주변사람들의 말과 자료들을 볼 때 아버지가 만주국 경찰이라는 월간조선의 보도는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월간조선에 인용보도된 전봉애씨가 나와 월간조선과의 인터뷰 내용을 번복했다. 전씨는 "지난번 월간조선과 인터뷰를 하고 난 후 친척들과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남편 김일현이 안동 김씨가 아니고 의성 김씨임을 알게 됐다"며 "그래서 월간조선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지난번 인터뷰 내용은 잘못된 것이니 보도하지 말 것을 분명하게 말했으나 그냥 보도됐다"고 주장했다.

또 김의원의 아버지 김일련과 만주에서 함께 일했다는 김은석(86)씨도 기자회견에 참석, "해방 후 만주에서 김학규 장군 비서로부터 '김장군의 조카'라며 김일련 동지를 처음 만났다"며 "당시 동지라는 호칭은 한독당 당원임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의원은 자신의 친할아버지 김성범과 김학규가 친형제라는 근거로 '별이름 규(奎)'자가 의성김씨에서 사용되는 돌림자라서 안동 김씨의 '홀 규(圭)'와 대비된다는 것, 1910년 김성범 일가가 만주로 이동했을 때 김학규가 안동 김씨 형제들과 떨어져 의성 김씨 김성범을 따라 이동했다는 것, 김성범과 김학규의 아들들이 각각 모두 의성 김씨의 돌림자인 '일(一)'자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등을 제시했다.

이같은 기자회견 내용은 월간조선이 김 의원의 아버지가 일제 때 만주국 경찰이었다고 보도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기사에서 월간조선은 "김 의원은 광복군 제3지대장을 지낸 독립운동가 김학규 장군의 손녀 혹은 종손녀라고 말해 왔으나, 김 장군과 김 의원 할아버지는 친형제가 아니며 족보상 남남"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증조모가 김 의원의 할아버지를 데리고 안동 김씨에게 재가해 3년 뒤 김학규 장군을 낳았다"는 것이다. 김 의원 할아버지와 김 장군은 어머니는 같지만 아버지가 다르다는 주장이다. 월간조선은 의성김씨 족보.김 장군의 호적.김 장군 며느리 전봉애씨의 증언 등을 근거로 들었다.

월간조선은 "김 장군 며느리 전씨는 김 의원 아버지가 일제의 괴뢰국인 만주국 유하(柳河)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한 사실을 확인해 줬다"며 "전씨는'고등계인지 일반계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건(만주국 경찰 근무 사실) 김 의원 삼촌들도 다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아버지가 한독당 비밀 청년당원으로 독립운동을 하다가 실종됐다고 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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