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시름 젖은 카네이션…생화에 밀려 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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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카네이션도 사고 장애인 사랑도 실천하세요. "

충북 청주시 미평동 혜원장애인복지관내 보호작업장인 '프란치스코의 집' (원장 정일영)은 요즘 큰 시름에 빠져 있다.

52명의 장애인들이 어렵게 만들어 놓은 어버이날 행사용 카네이션 조화(造花)가 산더미처럼 쌓인채 팔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이 복지관에서 생산한 카네이션 조화는 모두 7만여송이. 연중 최대의 대목을 맞았지만 이 중 팔린 것은 고작 9천여송이로 최악의 판매부진을 보이고 있다.

복지관이 조화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올해로 4년째. 첫해와 그 이듬해는 그런대로 수지를 맞췄지만 생산성이 부쩍 향상된 작년부터는 생산량에 비해 판매실적이 따라잡지를 못하고 있다. 그래도 작년 이맘 때는 7만송이 중 4만여송이가 나갔다.

복지관측은 전국의 학교와 일반 기관.단체 등을 대상으로 공문을 보내 판촉활동을 벌여보았지만 생화에 밀려 판로를 뚫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신지체장애인이 대부분인 원생들에 대한 급료 지급이 어려운 형편이다.

이옥남(李玉南.41.여)직업재활팀장은 "고급소재를 사용해 같은 1천원짜리라도 시중의 다른 제품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다" 며 "장애인의 재활을 돕는다는 의미에서 많은 사람들이 애용했으면 한다" 고 말했다.

전화 0431-295-2505.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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