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취임사서 "一國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홍콩〓진세근 특파원]다음달 20일 제10대 대만총통에 취임하는 천수이볜(陳水扁) 당선자는 취임사에서 중국측이 주장해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사실상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홍콩 최대일간지 동방일보(東方日報)가 28일 대만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陳당선자의 취임사가 확정되지 않았으나 초안중 하나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승인' 한다는 표현 대신 '존중' 한다는 우회적인 표현이 쓰였다고 전했다.

또 대만 헌법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담고 있는 점을 고려해 취임사에 '대만 헌법을 준수하겠다' 는 내용을 넣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陳당선자 측은 이같은 내용을 이미 중국측에 전달했으며, 중국은 陳당선자가 제시한 '취임사 초안' 을 놓고 검토작업에 들어갔다고 동방일보는 보도했다.

한편 홍콩내 대만정부 관계자는 27일 "陳당선자가 독립을 주장해온 민진당 출신이기 때문에 오히려 '하나의 중국' 문제에 더욱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만일 통일파인 렌잔(連戰)이나 쑹추위(宋楚瑜)가 총통에 당선됐다면 중국과의 협상에 유연하게 대처할 경우 "대만을 팔아먹는 것 아니냐" 는 반발을 살 가능성이 컸겠지만, 陳당선자의 경우 이같은 위험이 적어 더 큰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간을 벌기위해 대만은 가능한한 저자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고 말해 陳당선자가 이끌 신정부가 될 수 있는 대로 중국과의 마찰을 피하려 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