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 5인 장세 긴급진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9면

종합주가지수가 연중 최저수준으로 떨어지고 코스닥지수가 150대로 주저앉는 등 주식시장이 맥을 못추고 있다.

27일 주식시장은 전날에 이어 현대그룹 관련주들이 일제히 하락했고 삼성전자 등 대그룹 관련주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증시 관계자들은 수급불안 양상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투신권을 포함한 2차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주가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국 나스닥시장이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것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특히 이날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2천억원 넘는 주식 순매도를 기록, 주가하락 폭을 더욱 키웠다.

주가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 반등시도가 있을 법 하지만 외국인들이 주식을 더 내다 팔게 되면 추가적인 지수하락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1.16포인트(2.96%) 하락한 692.16을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는 157.52를 기록, 전날보다 8.68포인트(5.22%)떨어졌다.

◇ 주가 왜 속락하나〓수급불안이 가장 큰 요인이다.

고객예탁금이 최근 들어서도 하루 2천억~3천억원씩 줄어 10조원대로 줄었다. 여기에다 투신사 수익증권 환매도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에서 주식시장으로 자금연결 통로구실을 하는 단위형 금전신탁의 판매도 극히 부진한 상황이다.

27일로 예정된 미 1분기 국내총생산(GDP)발표를 앞두고 금리인상을 우려해 갈팡질팡하고 있는 뉴욕증시도 침체장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여기에 지난 25일 발표된 정부의 투신사 구조조정 방안이 폭락세의 촉매역할을 했다.

WI카증권의 김기태 이사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한국이 무역수지 흑자목표(1백20억달러)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경기정점이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며 "외국인들이 아직까지 완전한 매도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지만 최근들어 시장을 둘러싼 각종 악재를 들어 한국시장의 비중을 줄이는 증권사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 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모건스탠리.워버그딜론.WI카.메릴린치 등이 최근 한국투자비중을 낮출 것을 권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주가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대우증권 투자전략부 신성호 부장은 "기업이 이익은 늘어나는데 주당순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실질적인 이익증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 향후 주가 어떻게 될까〓전문가들은 추가 조정 가능성이 크고 종합주가지수는 650선, 코스닥지수는 150~160선이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이 저지선을 중심으로 반등한다 해도 종합주가지수는 770~800, 코스닥지수는 180~200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 봤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경우는 반등이 새롬.다음 등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위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 황창중 팀장은 "종합주가지수는 1차적으로는 680선에서 반등시도가 있을 수 있고 기술적 분석으로는 650까지 하락한 후 770까지 반등이 가능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코스닥지수는 160전후에서 바닥권을 형성한 후 180선 탈환을 시도할 것" 으로 분석했다.

이에 비해 동원경제연구소의 온기선 이사는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 해소를 전제로 "5월 하순이나 6월 초 코스닥지수가 반등에 이어 종합주가지수가 그 뒤를 따라갈 것" 이라며 "6월 중순 께는 코스닥은 220, 종합주가지수는 85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 주가 부양할 묘책 있나〓투신사의 부실규모를 밝히고 정상화 방안을 신속하게 진행시키고 수급개선을 위해 투신사에 공격적인 신상품을 허용하는 것 외에는 묘책이 없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현대증권 리터치센터의 정태욱 이사는 "투신의 부실규모를 정확히 공개한 뒤 공적자금을 투입할 부분에 대해서는 하루 빨리 자금을 집행해야 한다" 며 "거시경제 지표 악화 중 특히 무역수지 부분은 유가인상 등 외부요인이 많은 만큼 특별한 대책이 있을 수 없다" 고 말했다.

송상훈.정재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