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해외파견 지원비 물고 민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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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하고싶은 일을 찾아 떠납니다."

해외파견을 마치고 귀국해 중요 보직에 발탁됐던 산업자원부 엘리트 과장들이 수천만원대의 해외파견 지원비용을 되물어내면서까지 업계로 떠나고 있다.

지난해 9월 국내 자동차산업을 주관하는 수송기계산업과장으로 동기(행시 28회)보다 빨리 승진발탁됐던 강순곤(姜淳坤.41)과장은 최근 사표를 내고 5월부터 반도체 장비업체인 케이씨텍으로 자리를 옮겨 계열사를 맡기로 했다.

姜과장은 해외직무훈련의 일환으로 1997년부터 2년간 미국 버지니아주 정부에 '한국 경제 자문관' 으로 파견됐었다.

그러나 당시 체재비(약 1억원)를 지원받은 기간 만큼 귀국 후에 재직해야 한다는 공무원 교육훈련법의 규정에 따라 아직 남아있는 의무복무기간(1년5개월)에 해당하는 6천여만원을 물어내기로 했다.

이에 앞서 미국 법률회사 등에서 2년간 파견근무를 마치고 돌아왔던 이진환(李辰煥.41)투자진흥과장도 최근 7천여만원의 비용을 물고 '김&장 법률사무소' 로 자리를 옮겼다.

姜과장은 "의무복무기간을 채운 다음 나가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내가 하고싶은 일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사표를 쓰게 됐다" 고 말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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