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금융지주사로 개편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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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산업은행을 증권.보험.벤처캐피털.자산운용 등 다양한 금융기관을 자회사로 거느리는 금융지주회사로 재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통일 이후 효과적인 북한 개발을 위해 산은에 가칭 북한산업개발금융본부를 설치, 북한 산업구조의 재편에 필요한 노하우를 축적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방안은 최근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금융권 2차 구조조정이 가시화하고 있는데다, 남북한 정상회담 이후 대북한 경협 활성화가 예고되고 있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산업은행의 용역을 받아 만든 '21세기 산업은행의 발전방향' 보고서에서 국내 금융산업은 ▶1~2개 도매금융기관, 2~3개 소매금융기관 위주의 대형 선도금융기관▶중.소규모 은행과 증권.보험사 등 특화된 전문금융기관▶지역은행.신용금고.신협 등 중소금융기관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산은을 종합적인 기업금융 선도은행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은은 기존의 기업금융 및 투자은행 업무를 고도화하면서 내년까지 신설 또는 부실사 인수방식을 통해 증권.보험사를, 외국사와 합작 형태로 자산운용사를 자회사로 둬야 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산은이 2002년까지 금융지주회사로 탈바꿈하고, 2003년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은행으로 위상을 높여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금융 자유화의 진전으로 정책.상업금융은 물론 특수은행과 일반은행의 차단벽이 낮아지고 있어 산은을 정책금융과 상업금융 부분으로 분리할 경우 실익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산은을 우선 북한 산업에 대한 전문조사 연구기관으로 육성하는 한편 현재 수출입은행이 취급하고 있는 남북협력기금 중 무상지원 자금을 제외한 유상의 경협지원자금은 산은이 맡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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