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 "화합의 정치 충청서 꽃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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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21일 대전과 청주를 찾았다. 총선 후 전국순회의 첫 행선지다. 지구당위원장 회의를 갖고 지역 언론과 기자회견도 했다.

충청권 24개 지구당위원장 중 당선자는 4명(대전1, 충북3)에 불과하다. 그러나 제1당을 차지한 데 대한 자축 분위기가 주조였다.

오찬을 겸한 대전.충남 지구당위원장회의에선 '이회창' 연호도 터져 나왔다. 김원웅(金元雄.대전 대덕)당선자는 "제1당이 됐다는 것은 청와대를 李총재 명의로 가등기한 것과 같다" 며 건배를 제의했다. 환호성 속에 "李총재의 고향인 충청도가 정권 재탈환의 전진기지가 돼야 한다" 는 등의 얘기도 나왔다.

李총재는 정부.여당의 금권.관권선거를 비난하며 낙선자들을 위로했다. "돈없이 선거를 치르니 충분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 이라며 "영수회담에 관계없이 부정선거 진상을 낱낱이 밝혀 이 땅에서 혼탁선거의 뿌리를 뽑겠다" 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대선 때까지 같이 가자" 고 지구당위원장들을 다독였다.

李총재는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과 당에 대한 기대를 발판으로 본격적인 시동을 하면 충청권 양상은 달라질 것" 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선에 관한 직접 질문에는 "2년반이나 남은 대선을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총선결과 차기 대선을 예고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고 답했다. 이어 "제1당인 야당총재로서 엄청난 부담을 느낀다. 자만하면 사랑이 하루아침에 미움으로 변할 수도 있다" 고 했다.

지구당위원장들은 부총재직에 대한 충청권 배려와 정책기능 강화를 요청했다. 李총재는 긍정적으로 답했다.

李총재는 "지역주의를 초월하는 통합의 정치가 충청에서 꽃피우길 바란다" 는 주문으로 충청방문을 마무리했다.

대전〓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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