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식 abc] 펀드의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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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기업은 회계 기간마다 결산을 한다. 이를 통해 손익을 명확히 하고 재무제표를 공시해 투자자 등에게 알리게 된다. 펀드도 결산을 한다. 자본시장법에서는 펀드(집합투자기구)의 경우 회계 결산을 통해 매 회계연도의 이익금을 확정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펀드에서 결산의 의미는 기업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투자자에게 기업의 결산은 큰 이벤트다. 그 기간의 회계 정보를 통해 회사의 재무 상태를 알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펀드는 매일매일 펀드의 순자산가치(NAV)를 계산해 투자자에게 공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펀드 결산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펀드의 결산은 이익금을 분배받는 기준일이 된다는 의미가 크다. 결산을 통해 이익금이 확정되면 펀드는 집합투자규약에 따라 그 다음 날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분배한다. 이때 투자자는 이익금을 현금으로 돌려 받을 수도 있고, 아니면 펀드에 재투자할 수 있다.

이익금을 받는 방식은 투자자가 펀드에 가입할 때 미리 정해 놓는데, 대부분의 투자자가 분배 받은 이익금을 재투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재투자를 통해 펀드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복리 형태로 운용할 수 있는 데다 재투자된 금액에 대해서는 환매 수수료가 면제되는 혜택도 있기 때문이다.

재투자할 경우 이익금은 결산일 다음 날 펀드의 기준가격과 좌수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반영된다. 예를 들어 결산일 기준으로 펀드의 기준가격이 1100원이고, 투자자가 보유한 펀드 좌수가 100만 좌였다고 하자. 결산 다음 날 기준가격은 설정 당시인 1000원으로 복귀하는 대신 이익금(100원)을 분배받아 10만 좌를 재투자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그 결과 투자자의 보유 좌수는 모두 110만 좌로 늘어나게 된다.

결산의 의미는 이뿐만이 아니다. 소득이 있는 곳엔 세금이 붙는 법이다. 이익금을 직접 받든, 재투자하든 관계없이 분배받은 날에 소득세가 과세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익 분배 구조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본인의 과세 소득이 귀속되는 시점을 알 수 있고, 세금 납부도 미리 준비할 수 있다.

펀드의 결산은 이처럼 투자자에게는 여러 기준일이 된다. 자신이 투자하는 펀드의 결산일과 이익금의 분배 방식 등에 대해 미리 알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유석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산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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