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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고1 학생 공부기술 터득하기

중앙일보

입력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중3 학생들의 고민이 날로 늘어가는 시기가 다가왔다. 고등학교 공부는 중학교와는 달리 ‘수능’이라는 고비를 넘겨야 한다. 기초가 특히 중요한 수학과 영어는 1학년 때부터 공부기술을 터득할 필요가 있다. 허곽청신·이경민(서울 대경중3)군이 대학생 멘토 정준영(20·서울대 농경제학과1)·조태원(21·서울교대3)씨를 만나 그 노하우를 배워봤다.

1. 수리영역

수학 문제는 ‘완전히’ 푸는 게 중요해

허곽청신(이하 허곽): 고등학교 수학은 어렵다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정준영(이하 정): 수학공부의 양대 산맥은 개념이해와 문제풀이야. 개념이해를 수학에 대한 이론공부라고 한다면 문제풀이는 이론에 대한 적용훈련이라고 할 수 있지. 개념을 모르고 풀 수 있는 문제는 한 개도 없어.

허곽: 교과서에 나오는 공식은 열심히 외우는데...

: 간단한 테스트를 해볼까? A4용지를 꺼내서 ‘원’이라는 개념에 대해 아는 만큼 적어봐.

허곽: 음... 동그랗고 원주율은 3.14고...

: 것 봐. 얼마나 개념이해가 부족한지 알겠지? 개념이 머릿속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될 때까지 반복과 응용을 계속해야 돼. 틈틈이 개념어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연습을 하도록 해. 개념어는 쉬운 것이어도 돼. 소수·인수정리·나머지정리·이차방정식의 판별식·함수... 어떤 거라도 상관없어.

허곽: 형은 항상 수학을 잘 하셨나요?

: 아니. 난 중학교 때 스타크래프트에 빠진 것도 모자라 만화에 심취해 예고에 진학하겠다며 부모님과 싸웠었어.중학교 땐 전교 등수가 100등까지 추락하기도 했어. 고2땐 수학 때문에 과학자의 꿈을 포기하고 문과를 택했지. 수학내신은 5등급이었어. 고3때부터 정신 차리고 공부를 시작해 그해 수능에서 수리 2등급을 받았지. 대학에 갔지만 도통 마음을 잡을 수가 없더라. 너무 아쉬웠어. 작년 7월에 반수를 결심하고 수학만 파고들었어. 결국 2009년 수능은 한 문제를 틀려서 수리 가중치를 부여하는 서울대에 합격했지.

허곽: 우와 대단하다. 저도 지금부터 노력하면 잘 할 수 있겠죠?

: 당연하지. 개념을 잡아주는 기본 문제집을 반복해서 푸는 것부터 시작해. 나는 수능 때까지 매일 보는 ‘줄기 문제집’과 숙제처럼 푸는 문제집을 ‘가지문제집’으로 정했어. 평균 3번, 틀린 문제는 5번까지 반복해 풀면서 문제 푸는 방법을 이해했지. 능사는 아니야. 한 권이라도 ‘완전히’ 푸는 게 중요해.

허곽: 어떤 문제집이 좋을까요?

: 선생님이 나눠주신 프린트물이나 EBS교재를 가지 문제집으로 활용하면 돼. 중요한 건 줄기 문제집인데 스스로 문제집 한 권을 끝까지 떼본 적이 없다면 자신감을 심어주는 참고서가 유용해. ‘쏙’ 시리즈처럼 얇고 기본적인 내용을 다루는 책도 청신이한텐 괜찮을 것 같아. 문제 수가 적고 유형이 단순하기 때문에 끝까지 통달하는 걸 목표로 한 뒤 다음 줄기 교재로 일반적인 수능 수준의 교재를 선택하면 좋아.

[사진설명]수학을 어려워하는 허곽청신(왼쪽)군에게 정준영(오른쪽)씨가 “겨울방학을 이용해 기초를 다지라”고 격려했다.

정준영씨가 알려주는 수학공부의 기술

1. 수학의 시작은 개념이다: 정의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공
식유도 과정을 제대로 알고 공식을 암기해둬야 한다.
2. 수학은 새로운 언어다: ‘...에 대하여 ...를 ...라 할 때’와 같은 수학적 약속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일상적인 언어로 해석하는 연습을 한다.
3. 직접 몸으로 부딪혀야 한다: 복잡한 수열문제나 규칙성을 찾는 문제는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더라도 숫자를 하나하나 대입해 정답을 추리해본다.
4. 그림은 수학의 도구다: 도형이나 그래프가 주어진 문제는 여러 가지 정보를 그림을 이용해 시각화하면 문제를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때에 따라서는 대강 그려도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생각이 떠오를 때도 있다.

-정준영 저, 『수학내신 5등급, 서울대 가다』(쏠티북스) 중-


2. 외국어영역

영어, 수능 유형별 문제 접근법 알아둬야

이경민(이하 이): 전 중1 때부터 영어가 어려웠어요. 지금은 거의 포기상태에요.

조태원(이하 조): 벌써 ‘포기’라는 말을 하기엔 너무 일러. 이번 겨울방학을 잘활용하면 수능 영어 만점도 노릴 수 있으니 조급해하지 마.

: 다른 친구들은 벌써 외국어 영역을 대비한답시고 독해, 문법 문제집을 풀고 있는데 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한숨만 나와요.

: 긍정적인 마음과 의지만 있으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어. 경민이의 가장 큰 문제는 기초가 부족하다는 거야. 방학동안 중학교 영어를 복습하면서 기초를 다진다는 목표를 세워봐. 중학교 1학년 1학기 교과서부터 다시 꺼내 단어를 외우고 한 문장씩 해석을 해보는 거지. 고등학교 영어는 단어의 수준만 달라질 뿐 중학교 영어와 문제 유형은 똑같거든.

: 단어는 매일 외워도 까먹기 일쑤에요.

: 반복하지 않으니까 당연히 쉽게 잊어버릴 수밖에 없지. 매일 새 단어를 외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 어제 단어를 10개 외웠다고 하면 오늘은 어제 외웠던 단어 5개를 복습하고 새로운 단어는 5개만 외워. 주말에는 월~금요일에 외웠던 단어를 복습하고.

: 외국어 영역을 마스터 해두면 고3이 편하다는 게 사실인가요?

: 물론이지. 나는 실력을 점검해보고 싶어 대학에 다니면서 수능을 3번이나 봤어. 3번 다 외국어 영역 만점을 받았지. 기본실력을 쌓아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 외국어 영역 공부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눠서 구분할 수 있어. 첫째는 수능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듣기문법단어독해를 공부하는 거야. 단어만 많이 알아도 3등급은 무난하게 받을 수 있어. 이번 방학 때 ‘중학교 우선순위 영단어’ 같은 교재를 통해 입학 전까진 단어공부를 확실히 해둬. 그 다음엔 ‘능률 Vocabulary 어원편’으로 수능수준까지 어휘력을 끌어올리고. 단어와 구문독해가 해결되면 독해실력도 저절로 올라가. 하지만‘해석’을 잘 한다고 정답을 많이 맞추는 건 아니야. 독해에서 가장 중요한 건‘주제’를 찾는 거야. 해석만 하는데 그치지 말고 지문의 주제는 무엇인지, 각각의 문장은 예시구체화부연 중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천일문 1001 BASIC SENTENCES' 같은 문제집을 참고하면 좋아.

: 두 번째 방법은 뭐에요?

: 수능 유형별 문제 접근법을 알아두는 거야. 어떤 문제는 보기를 먼저 읽어야 하고 어떤 문제는 접속사와 지시어를 중점적으로 봐야 해. 문제를 풀기 위한 접근방법이 매우 다양하다는 말이지. 기본 실력을 쌓고 나면 수능기출문제를 비롯한 여러 권의 문제집을 풀면서 문제 유형을 익히고 시험에 대한 적응력을 향상시켜야 해.

: 문법이 어려워요.

: 문법이 어려운 이유는 영어문장이 우리말과는 전혀 다른 구조로 돼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어 문장은 ‘주어+동사+목적어’를 기본구조로 갖는다는 걸 잊지 마. 수능 어법 2문제는 완료시제, 주어/수 일치, 관계사등 중학교 때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 돼. 따라서 지금 갖고 있는 교과서를 훑어보며 문법적인 지식들을 정리해보는 게 중요하겠지? 만약 교과서가 지루하면 ‘This is Grammar 초급1~초급3’중 실력에 맞는 걸 골라서 봐. 쉽고 기초적인 내용부터 공부해 어느 정도 기본이 잡히면 ‘에몽의 영문법 재발견’이라는 책을 통해 보다 깊이 있는 문법 공부를 하면 좋겠어.

조태원씨가 알려주는 영어 공부법

1. 교과서를 100% 활용한다: 매일 혹은 이틀에 교과서 한단원의 독해 지문을 하나씩 공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문장을 해석하는 연습을 한다.
2. 단어암기는 소리 내서 하기: 스펠링을 알고 있는 단어라도 발음이나 강세를 모르면 들을 수 없으므로 단어를 외울 때는 반드시 소리 내어 읽어보고 반복해 암기한다.
3. 받아쓰기 연습하기: 하나의 듣기 대본은 5~6회 반복해 듣고 내용을 연습장에 적어보면 듣기 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4. 문법공부는 중학교 기초 문법부터 차근차근: 문법 문제는 주어와 동사의 수 일치, 시제 일치, 수동/능동, 관계사의 3개 유형에서 벗어나지 않으므로 3가지 유형의 문장을 외워둔다.

[사진설명]영어를 포기하려 하는 이경민(오른쪽)군에게 조태원(왼쪽)씨가 “아직 늦지 않았으니 단어부터 확실히 외워보라”고 응원했다.

<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

< 사진= 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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