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 광장에서 공연을 하려고 했는데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쫓겨난 적도 있어요.”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 ‘슈퍼스타 K’의 결선 진출자로 유명해진 거리공연가 조문근씨의 회고담이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예술가에게 가장 만만한 공연장인 길거리의 한 모퉁이를 차지하는 데도 알고 보면 나름의 ‘절차’가 있다. 한데 왜 이리 까다로우냐고 신경질을 낼 일은 아니다. 미리 공연신청만 하면 안심하고 자기에게 할당된 시간만큼은 충분히 그 거리의 공연을 누릴 수 있는 권리도 얻게 된다. 굳이 거리가 아니더라도 서울 시내에서 무료로 빌릴 수 있는 공연장은 의외로 많다. 공연장만이 아니다. 작업을 할 수 있는 아틀리에도 거의 공짜로 빌릴 수 있다.
서울에서 예술인으로 살려면 정보가 곧 작품으로 연결된다는 걸 알아야 한다. 7일 이런 정보가 한데 모이는 행사가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에서 열리는, 일명 ‘2010 서울예술지원박람회’가 그것이다. 이 행사에선 모두 60여 개의 민·관 문화예술지원기관과 기업 등이 내년에 할 예술 관련 지원 정보를 제공한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행사다.
먼저 공간이 필요한 예술가들은 ‘문화공간지원사업’을 찾아가보면 된다. 실질적으로 공연할 수 있는 장소나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아틀리에를 물색해 준다. 각 기관들이 내년에 준비한 예술지원프로그램은 170여 개나 된다. 거리공연도 어떻게 신청하면 되는지 알려준다.
예술과 가까워지고 싶은 일반인들을 위한 정보도 있다. ▶직장인을 위한 역사아카데미(서울역사박물관) ▶오전의 문화예술강좌(세종문화회관) ▶어린이미술교실(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향 오케스트라와 놀자(시립교향악단) 등이다. 또 ‘예술경영컨설팅존’에 가면 회계·법률 등 예술 경영에 관한 모든 컨설팅을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다. 박람회는 주로 밤에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배려해 낮 12시부터 자정까지 열린다.
◆노려볼 만한 공간지원사업
공연 장소 대관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문화시설 2010년 1월부터 디자인 갤러리, 이벤트홀, 야외공연장을 대관한다. 서울디자인재단 및 동대문역사문화공원 홈페이지 참조. 02-3705-0086
청계천 청계 광장·광화문 광장 사용 60일 전부터 7일 전까지 서울시설공단에 신청하면 된다. 02-397-5906
대학로 연습실 6개의 공연연습실 및 세미나실을 대관한다. 20일 이상 대관을 희망하는 단체에 한해서다. 서울문화재단에 문의하면 된다. 02-747-7805
입주작가 모집
금천예술공장 레지던스와 스튜디오가 결합한 복합공간이다. 시각예술·설치·영상 등 22명의 작가를 모집한다. 6월에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02-807-4800
장애인미술창작스튜디오 장애를 가진 작가들의 예술창작활동 및 공간을 지원한다. 7월에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02-731-6710
연희문학창작촌 레지던스와 집필실이 결합한 복합공간이다. 시인·소설가·평론가 등 총 20명을 모집한다. 3월에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02-324-4600
한은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