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예술공간 찾으십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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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청계 광장에서 공연을 하려고 했는데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쫓겨난 적도 있어요.”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 ‘슈퍼스타 K’의 결선 진출자로 유명해진 거리공연가 조문근씨의 회고담이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예술가에게 가장 만만한 공연장인 길거리의 한 모퉁이를 차지하는 데도 알고 보면 나름의 ‘절차’가 있다. 한데 왜 이리 까다로우냐고 신경질을 낼 일은 아니다. 미리 공연신청만 하면 안심하고 자기에게 할당된 시간만큼은 충분히 그 거리의 공연을 누릴 수 있는 권리도 얻게 된다. 굳이 거리가 아니더라도 서울 시내에서 무료로 빌릴 수 있는 공연장은 의외로 많다. 공연장만이 아니다. 작업을 할 수 있는 아틀리에도 거의 공짜로 빌릴 수 있다.

서울에서 예술인으로 살려면 정보가 곧 작품으로 연결된다는 걸 알아야 한다. 7일 이런 정보가 한데 모이는 행사가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에서 열리는, 일명 ‘2010 서울예술지원박람회’가 그것이다. 이 행사에선 모두 60여 개의 민·관 문화예술지원기관과 기업 등이 내년에 할 예술 관련 지원 정보를 제공한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행사다.

먼저 공간이 필요한 예술가들은 ‘문화공간지원사업’을 찾아가보면 된다. 실질적으로 공연할 수 있는 장소나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아틀리에를 물색해 준다. 각 기관들이 내년에 준비한 예술지원프로그램은 170여 개나 된다. 거리공연도 어떻게 신청하면 되는지 알려준다.

예술과 가까워지고 싶은 일반인들을 위한 정보도 있다. ▶직장인을 위한 역사아카데미(서울역사박물관) ▶오전의 문화예술강좌(세종문화회관) ▶어린이미술교실(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향 오케스트라와 놀자(시립교향악단) 등이다. 또 ‘예술경영컨설팅존’에 가면 회계·법률 등 예술 경영에 관한 모든 컨설팅을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다. 박람회는 주로 밤에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배려해 낮 12시부터 자정까지 열린다.



◆노려볼 만한 공간지원사업

공연 장소 대관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문화시설 2010년 1월부터 디자인 갤러리, 이벤트홀, 야외공연장을 대관한다. 서울디자인재단 및 동대문역사문화공원 홈페이지 참조. 02-3705-0086

청계천 청계 광장·광화문 광장 사용 60일 전부터 7일 전까지 서울시설공단에 신청하면 된다. 02-397-5906

대학로 연습실 6개의 공연연습실 및 세미나실을 대관한다. 20일 이상 대관을 희망하는 단체에 한해서다. 서울문화재단에 문의하면 된다. 02-747-7805

입주작가 모집

금천예술공장 레지던스와 스튜디오가 결합한 복합공간이다. 시각예술·설치·영상 등 22명의 작가를 모집한다. 6월에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02-807-4800

장애인미술창작스튜디오 장애를 가진 작가들의 예술창작활동 및 공간을 지원한다. 7월에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02-731-6710

연희문학창작촌 레지던스와 집필실이 결합한 복합공간이다. 시인·소설가·평론가 등 총 20명을 모집한다. 3월에 모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02-324-4600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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