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굴업도 관광단지 “보류” … 해양리조트 사업 진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굴업도(인천시 옹진군 덕적면)에 골프장 등 고급 해양리조트를 조성하는 사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인천시는 2일 도시계획위원회(이창구 행정부시장)를 열고 CJ그룹 계열의 C&I가 신청한 ‘굴업도 오션파크 관광단지 지정’안에 대해 심의 보류 결정을 내렸다. “관광단지 지정 신청안이 환경 파괴 등 쟁점 사항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사업 추진에 따른 주민 피해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인천시도시계획위원회는 굴업도 개발을 다룰 분과위원회를 따로 구성해 현장 방문 등 충분한 조사 활동을 벌인 뒤 내년 초 재심의할 계획이다.

인천시와 C&I는 올해 말까지 굴업도 172만6000㎡를 관광진흥법상 관광단지로 지정할 계획이었다. 관광단지로 지정되면 사업 시행자는 단지 내 개발권을 행사할 수 있고 지방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CJ그룹은 굴업도에 내년부터 2013년까지 14홀짜리 골프장과 관광호텔·수영장·요트장·휴양콘도미니엄을 갖춘 고급 해양리조트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CJ는 2006년 굴업도 전체 부지의 98.5%를 매입하고 지난해부터 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사전환경성 검토·주민설명회 절차를 밟아 왔다.

이에 앞서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C&I가 제시한 굴업도 개발 효과는 부풀려져 있다”며 인천시에 관광단지 지정 신청을 반려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굴업도가 먹구렁이·매 등 멸종위기 동식물의 서식처인 데다 골프장 조성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환경부 의견이 C&I의 신청안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인천시는 생태계 보존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봉환 C&I 리조트추진팀장은 “법적 보호 생물에 대해서는 충분한 조사를 통해 대체 서식지 마련 등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환 기자

◆굴업도(掘業島)=사람이 엎드려 일하는 모습의 형태에서 섬 이름이 유래됐다. 인천에서 90㎞ 떨어져 있다. 면적은 172만6000㎡. 백사장이 잘 발달된 해안선이 12㎞에 달해 풍광이 뛰어나다. 1994년 핵 폐기물 처리장 후보지로 지정됐다가 논란 끝에 이듬해 취소됐다. 현재 9가구 18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