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LG에 덜미 잡힌 모비스 연승 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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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LG가 폭주족처럼 질주하던 모비스에 브레이크를 선물했다. LG는 2일 울산에서 벌어진 프로농구에서 8연승을 달리던 모비스를 95-82로 꺾었다. 3연패로 미끄러지던 LG는 선두 모비스를 잡고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LG는 12승9패로 5위가 됐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파죽의 연승 행진을 하면서 “이제 무서운 팀이 없다”고 했는데 LG에 대패하면서 그 자신감을 되돌아볼 기회를 얻었다. 모비스는 13승6패로 단독 선두에서 공동 선두로 떨어졌다. 또한 팀 최다 연승 기록을 세우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모비스가 전통 깊은 팀의 연승 기록을 완벽하게 경신한 것은 아니다. 모비스는 강동희, 김영만, 클리프 리드, 제이슨 윌리엄스가 뛰던 기아(1999년) 시절 9연승을 기록한 적이 있다.

모비스는 연승 기간 김효범과 김동우가 교대로 폭발했다. 3점슛을 8개씩 집어넣으며 강호들을 격추시켰다. 유 감독은 경기 전 “누구 한 명이 미쳐서 이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아무도 안 미치면 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LG 수비가 모비스 선수에게 미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김효범과 김동우는 전반 LG 수비에 꽉 막혔다. 김효범은 2점, 김동우는 3점에 그쳤다. 함지훈과 던스턴이 전반 골밑에서 17득점씩을 성공시켰지만 외곽의 도움이 없어 앞서 가지는 못했다.

LG는 전반 종료 직전 침묵하던 강대협이 3점슛을 성공시켜 49-46으로 앞선 채 전반을 끝냈다. 모비스 관중은 이 득점이 기분 좋지 않았다. 정확한 예감이었다. 감을 잡고 기분이 좋아진 강대협이 3쿼터 3점슛 2개를 더 넣었다.

LG는 혼혈 선수 문태영(사진)까지 본격적으로 득점에 가세했다. 3쿼터 시작하자마자 점수 차가 58-50으로 벌어졌다. 이때 모비스가 큰 실수를 했다. 김효범은 문태영에게 볼을 빼앗기고 속공을 막으려 고의적인 파울을 했다. LG는 자유투 2개와 공격권을 받았다. 문태영은 자유투 2개를 다 넣고 보너스 공격에서 슛을 성공했고 보너스로 또 파울까지 얻었다. 한 번 공격에서 5점을 넣어 63-50으로 점수 차가 확 벌어졌다.

벤치에서 쉬고 있던 함지훈이 나오면서 모비스는 추격하는 듯했지만 문태영이 더욱더 미쳤다. 문태영은 3쿼터에서만 13득점했고 스틸을 5개나 해냈다. 모비스는 방법이 없었다.

4쿼터 들어서는 크레이그 브래드쇼가 맹활약했다. 예상치 않았던 3점슛과 중거리슛으로 5점을 넣자 점수 차는 20점으로 벌어졌다.

문태영은 22득점에 4어시스트·7스틸을 했고 알렉산더는 26득점·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한편 오리온스는 원주에서 동부를 82-81로 꺾었다. 김승현은 11득점에 14어시스트를 했고 허버트 힐은 29득점에 10리바운드를 했다.

울산=성호준 기자


◆전적 (2일)

▶울산
모비스(13승6패) 82-95 LG(12승9패)

▶원주
동부(12승8패) 81-82 오리온스(6승1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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