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코스피 지수 최고 2000으로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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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두바이발 충격을 딛고 주식시장이 회복세다. 2일에도 코스피지수가 오르며(1.4%) 사흘 연속 상승했다. 환매가 많아 계속 줄던 국내 주식형 펀드 잔액도 11월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게다가 외국계 증권사들도 내년 한국 증시를 장밋빛으로 전망했다. 일단 분위기는 괜찮은 셈이다.

외국계 투자은행인 UBS는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코스피 목표지수를 2000으로 제시했다. 당초 1900에서 100포인트나 올린 것이다. UBS는 내년 초반에 강세장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2분기 말부터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UBS가 기업의 국제 경쟁력이 한층 높아진 것을 강세장 예측의 근거로 꼽았다. UBS는 “반도체·LCD·휴대전화·자동차·건설 업종에서 한국 기업들이 일본·대만 등의 경쟁업체와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의 회복에 따라 이들 업종 기업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밖에도 UBS는 내년 한국 경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전망치)에 이르는 거시경제적 회복세도 증시의 상승 랠리 요인으로 봤다.

크레디트 스위스(CS)도 UBS의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 CS 아시아 투자전략팀의 내년 코스피 전망치는 1900으로, UBS보다는 낮지만 3일 코스피지수(1591.63)보다는 19%가량 높다. CS는 보고서에서 ▶2010년 아시아 증시의 주당순이익(EPS)이 30% 이상 증가할 경우 23%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경기회복 2차년도의 주가상승률이 평균 29%였다는 과거 사례 등을 근거로 들었다. CS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특히 한국 증시가 가장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밝혔다. CS는 한국 이외에 인도네시아·인도·홍콩H 증시에 대해서도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이 같은 전망은 국내 증권사보다도 오히려 우호적이다. 국내 증권사 대부분은 내년 코스피지수를 1400~1800대로 전망하고 있다.

4월 이후 계속됐던 국내 주식형펀드의 순유출이 지난달 순유입으로 돌아선 것도 주식시장엔 호재다. 순유출 8개월 만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월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3327억원이 순유입됐다. 그동안 증시의 불안요인으로 꼽혔던 펀드 순유출이 순유입으로 전환된 것은 의미가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UBS는 “펀드 환매가 마무리되면서 한국 기관투자가의 매수여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정보센터장은 “한국 증시의 기초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데다 해외펀드로 갔던 자금 중 상당액이 국내펀드로 옮겨올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는 과정에서 펀드 유입액도 늘어나면 증시는 예상 이상의 흐름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증시가 조정양상을 보이는 틈을 타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이라며 “펀드 자금은 앞으로 크게 늘지도, 줄지도 않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넘어선 이후 펀드시장에 들어온 자금이 27조원가량”이라며 “지수가 1600선을 다시 넘으면 상당액이 환매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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