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월드] 모든 물건에 센서가 있는 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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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미국의 인기 TV 시리즈물 '스타 트렉' 에서 우주선 선장인 짐과 의사인 본드가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행성에 도착해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휴대용 소형탐지기였다. 혹시 부근에 위험한 생명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는 무릎을 쳤다.

"저런 기계가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 그런데 이제 그 가공의 기계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전자제품의 수는 이미 세계 인구 수를 능가한다. 반경 10m 이내에 쥐가 없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처럼 반경 1m 이내에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집적회로(IC)가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자시계를 차거나 휴대전화를 갖고 다니고 있고, 집이나 차 안에도 전자기기 투성이다.

조만간 세계 인구보다 1백배나 많은 전자기기가 인터넷을 통해 액세스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물건에 센서가 장착돼 온라인으로 액세스될 수 있다면 인간은 참으로 편리하고 참신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휴대용 탐지기가 현실화할 경우를 상상해보자. 식당에 자리가 비었는지, 주차장에 빈 자리가 있는지는 물론 식당의 메뉴도 금방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 세일하고 있는 옷의 사이즈.모양.색깔까지 스스로 지정해 찾을 수 있게 된다.

가족이 한꺼번에 외출할 때 혹시 누가 집에 침입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거나 가장 가까이 있는 순찰차, 혹은 가장 가까이 있는 병원을 찾을 때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 상거래 방식도 획기적으로 변할 것이다. 누구든지 집이나 자동차.컴퓨터.의류 등 소지품을 "이 정도면 팔아도 되겠다" 는 가격을 붙여 내놓으면 살 사람과 조건이 맞는 즉시 거래가 성사될 것이기 때문이다.

가고자 하는 목적지와 "1지망 택시, 2지망 버스" 등으로 원하는 옵션을 자신의 탐지장치에 입력하면 가장 빨리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찾아내 자동적으로 호출할 수 있다.

"여기에는 맛있는 음식이 없는 것 같은데요. 트랜스포터(전송장치)를 불러 한 블록 떨어진 동네에서 찾아보죠. " "그렇군. 배가 많이 고프니까 빨리 찾아야 할텐데. "

"걱정하지 마세요. 금방 찾을 수 있어요. " 짐과 본즈의 대화는 이제 더 이상 꿈같은 얘기가 아니다.

일본 주간 다이아몬드지 정리〓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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