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정치인'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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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방의원.민선 지방자치단체장 등 '풀뿌리 정치인' 출신들의 국회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14일 본사가 전국 취재망을 통해 집계한 결과 이번 총선 당선자 2백73명(전국구 포함)중 지방의원이나 단체장 출신은 총 23명(8.4%).

15대 국회(8명)보다 3배정도 늘었다.

충북대 강형기(姜瑩基.행정학)교수는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국회 진출은 지역엘리트가 선거라는 검증 과정을 거쳐 중앙 정치무대로 진출한다는 측면에서 선진국형 '정치발전 패러다임' 이 형성돼 가는 첫단계" 라고 평가했다.

평생을 거쳐 검증을 받고 자기 역량을 키워가며 중앙정치인이 되는 바람직한 충원통로라는 것이다.

특히 대전 유성구 송석찬(宋錫贊.48)당선자와 인천 부평을구 최용규(崔龍圭.44)당선자는 '지방의원→단체장→국회의원' 의 단계를 차례로 거쳤다는 점에서 정치인의 바람직한 성장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宋당선자는 1991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의원에 첫 출마, 대전시장 출신인 여당의 이봉학(李鳳學)후보를 눌러 파란을 일으켰다.

이어 95.98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잇달아 대전 유성구청장에 당선됐다.

97년 정부와 대전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국 최초로 관내 초.중.고교에 10억여원 상당의 급식시설비를 지원했던 그는 "지방정치 경험이 풍부해야만 중앙정치도 잘 할 것" 이라는 논리를 편다.

사법고시(27회)출신인 崔씨는 인천경실련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다 91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인천시의원(북구제2선거구)에 당선됐다.

이어 95년 실시된 초대 민선단체장 선거에서는 국민회의(현 민주당) 공천을 받아 전국 최연소(39세)로 인천 부평구청장에 당선됐다.

경기도내에서는 전.현직 도의원 5명(한나라당 2, 민주당 3)이 이번 총선에 당선됐다.

이 가운데 도의원 출신인 평택갑 원유철(元裕哲.37.민주당)당선자는 2선이다.

부산에서는 부산진을 도종이(都鍾伊.한나라당).연제 권태망(權泰望.〃)당선자 등 2명이 부산시의원 출신. 울산은 북구 윤두환(尹斗煥.한나라당)당선자가 울산 북구의회의장 출신이며 경남에선 진해 김학송(金鶴松.한나라당)당선자가 경남도의회 의원을 지냈다.

尹당선자는 "3선의 구의원 경험을 살려 지역개발및 화합에 역점을 두는 생활 정치인이 되겠다" 고 여의도 입성 포부를 밝힌다.

광주에서는 광산구 전갑길(全甲吉.42.민주당)당선자가 광주시의회 부의장 출신이며 북구을선거구 김태홍(金泰弘.57)당선자는 초대 민선 북구청장을 지냈다.

서울에서는 송파을 김성순(金聖順.59.민주)당선자가 재선 송파구청장 출신이며 용산구 설송웅(楔松雄.57.민주)당선자는 초대 민선 용산구청장을 지냈다.

김방림(金蒡林.61.여)전 서울시의회 의원은 민주당 전국구의원에 당선됐다.

5선의 양정규(梁正圭.67.한나라)후보를 누른 북제주선거구 장정언(張正彦.63.민주당)당선자는 이장 출신의 입지전적 인물. 91년 실시된 첫 지방선거에서 도의원에 당선된 뒤 의장까지 지냈다.

충남 논산.금산선거구에서 당선된 이인제(李仁濟.51.민주당)씨는 경기도지사 출신이다.

최준호.김상진.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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