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들 가능성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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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중단없는 전진-. 청년진보당과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들이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14일 발표한 성명 내용의 공통 화두다.

40년만에 처음으로 보수적인 제도 정치권 진입에 대한 기대가 높았으나 두 당 모두 1석도 얻지 못했다. 그렇지만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반응이다.

특히 울산 북구의 민노당 최용규(崔勇圭.34)후보는 막판까지 1위를 다퉈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유권자들에게 각인을 시켰다. 모두 21개 지역에서 후보를 낸 민노당은 대표인 권영길(權永吉)후보가 경남 창원 을에서 3만6천여표(39%)를 얻은 것을 비롯, 8개 지역에서 두자리수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전국 득표율은 1.2%에 불과하지만 출마지역 평균 득표율은 13%였다.

부정축재 재산 몰수, 국민소환제 도입 등 기성 정치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정책들이 국민들의 눈길을 붙드는 데 일단 성공했다는 평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개표 직후 양당의 당사에는 당원들과 시민들의 격려 전화가 쇄도했다.

당선권에 근접하지 못했지만 청년진보당도 선전했다. 서울 45개 지역과 인천 부평을에 후보를 낸 청년진보당은 출마지역 평균 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서울 중구를 비롯한 9개 선거구에서 자민련을, 23개 지역에서는 민국당을 따돌리기도 했다. 청년진보당 후보중 최댜 득표를 한 서울 성북갑의 정회진(鄭會眞.29.노동운동가)후보는 "진보정당이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는 1차 목표는 성공했다" 고 자평했다.

두 진보정당은 곧 재창당 작업에 착수, 총선출마로 공석이 된 시.도의원 보궐선거에서 돌풍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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