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특집다큐, 미생물 연구현황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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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인간의 유전자 구조를 밝히는 게놈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생명체의 깊숙한 신비를 밝혀내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은 이런 연구를 일찍부터 미생물을 대상으로 실시해 왔다.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극소(極小) 생물이지만 미생물의 유전자 구조를 연구하면 생물의 진화형태를 알아낼 수 있다.

미래학자들이 현재 득세하고 있는 인터넷.정보통신 산업보다 생명 산업을 주목하는 것은 이처럼 유전자 연구가 인간을 포함한 생태계 전반을 뒤흔들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EBS가 다음주부터 매주 월요일에 생명의 기원인 미생물을 본격적으로 다룬 특집 다큐멘터리 '미생물의 세계' (밤 8시)를 4회 연속 방영한다.

생태계 전반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미생물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포착한 영상도 미덕이거니와 최근 갈수록 관심이 커지고 있는 유전자 연구의 동향을 친절하게 일러주는 시사성도 있다.

지난해 영국 RM사가 제작한 최근작이다.

1편 '최초의 원시생물' (17일)에선 미생물의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생명의 계통도를 만든 독일 과학자 칼 슈테터 박사의 활동을 소개하고, 2편 '순환의 고리' (24일)에선 모든 생명의 먹이사슬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미생물의 기능을 조명한다.

예컨대 2편에선 흥미로운 실험을 보여준다.

1991년에 세계의 야심만만한 과학자들이 호수.열대림.바다 등 생태계의 모든 조건을 갖춘 '바이오시피어Ⅱ' 란 공간을 만들었으나 미생물을 제외시킨 결과 그 곳의 생명체가 모두 죽어갔다는 것이다.

3편 '질병과 항생제' (5월 1일)에선 미생물의 양면성을 다룬다.

인간 및 동물에 치명적 질병을 일으키는 것도 있지만 많은 미생물은 질병 치료와 환경오염 개선 등에 긴요하게 사용된다.

4편 '생명의 수호자' (5월 8일)에선 첨단기술을 동원해 미생물을 인간에게 더욱 유용한 도구로 삼으려는 세계 과학계의 현황을 종합적으로 짚고 있다.

박미나 PD는 "각계 전문가의 인터뷰가 많이 실려 현장감이 살아 있다" 며 "미래 생명공학의 발전상을 예감하는 기회가 될 것" 이라고 말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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