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군 간 정 총리 일행 버스에 계란 세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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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무총리가 28일 민관합동위원회와 충남 연기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을 방 문해 주민대표와 간담회를 마친 뒤 청사를 떠나는 버스에 앉아 있다. [연기=연합뉴스]

28일 정운찬 국무총리가 탄 버스가 충남 연기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입구에 들어서자 음료수 캔과 계란이 버스를 향해 날아들었다. 길 양편에 경찰버스 97대가 주민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세워져 있었으나 소용없었다. 정 총리에 앞서 도착한 민관합동위 민간위원들이 탄 버스는 더 많은 계란 세례를 받았다.

이날 방문은 민관합동위 위원들이 직접 현장을 살펴보고 주민 의견을 청취하자고 제안해 이뤄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TV에 출연, 세종시 원안 공약에 대해 사과하고 대안을 만들겠다고 한 직후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더 격했다. 지난달 30일 정 총리가 취임 후 처음 방문했을 때보다 시위대는 더 거칠어졌다. 이들은 “정운찬을 때려잡고, 이명박을 탄핵하자”고 외치고 이 대통령과 정 총리·한나라당을 상징하는 허수아비를 불태우는 화형식을 했다. 총리 경호원들은 계란을 막을 우산 등을 준비했고, 이 중 1명이 계란을 맞기도 했다.

정 총리는 이 대통령의 TV 토론에 대해 “진솔하고 설득력 있었다. 특히 세종시와 4대 강은 자신이 넘치고 사실을 있는 대로 말해 국민들이 많이 공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저한테 전화해 준 사람 많았다. 용기를 북돋아줘 고마웠다”고도 했다. 정 총리는 “지식이 넘치고 일자리와 일거리가 넘치는 경제도시, 훌륭한 도시로 만들어야겠다는 의지가 오늘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정 총리와 민간위원들은 이날 주민 4명과 만나 의견을 들었다. 하지만 “다른 주민에게 공격받을까 봐 4명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연기=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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