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발 골 사냥 비법 전수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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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국 축구가 낳은 '황금 발'들이 국내 축구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친다.

박윤기(사진(左)).이기근(右).임근재 등 역대 프로축구 득점왕들이'황금 발(Golden Foot)'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자신들의 독특한 '골 사냥 비법'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기로 했다. 이들은 국내 공격수들을 격려하는 상도 제정할 예정이다.

이 모임은 프로축구 원년인 1983년 K-리그 1호 골 주인공이자 그해 득점왕에 올랐던 박윤기(당시 유공) 서울기공 감독과 88년과 91년 득점왕 이기근(당시 포철) 양평 개군중 감독이 제안했고, 나머지 멤버도 적극 호응해 만들게 됐다. 초대 회장을 맡게 될 박 감독은 "갈수록 외국인 선수에게 밀리고 있는 국내 공격수들을 위해 우리의 경험과 기술을 전수해줄 필요성을 느꼈다"며 "10월 중 창립할 예정"이라고 일정을 밝혔다.

회원은 역대 K-리그 득점왕 19명 중 외국인 선수(4명)와 현역(신태용.김도훈.유상철) 및 해외에 나간 후 연락이 두절된 김용세를 뺀 11명이다. 현역은 은퇴한 뒤 자동 가입하게 된다. 이들은 청소년 유망주를 모아 '골잡이 캠프'를 열고, 자신만의 골 노하우를 모아 책을 펴내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또 프로축구연맹에서 정규 리그 득점 1위에게 주는 K-리그 득점왕과 별도로 컵 대회를 포함한 한해 최다득점자에게 황금 발 모양(풋 프린트)의 트로피도 주기로 했다.

한국 축구의 한 시대를 풍미한 이들은 김용세.차상해(이상 1m92cm)를 제외하고는 모두 1m80cm가 되지 않는 평범한 체격이었다. 92년 득점왕 출신 임근재(당시 LG) 보인정산고 감독은 "양쪽 윙들이 치고 들어오다 급하게 크로스를 올리면 공이 길게 날아오고, 여유있게 올리면 페널티 지역 중간쯤에 떨어졌다. 이런 상황을 예측하고 미리 자리를 잡으면 좋은 찬스를 맞을 수 있었다"며 득점 노하우를 귀띔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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