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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호나우두' 박은선 어디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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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국 여자축구 에이스 박은선(18.위례정보산업고.사진)의 진로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여자축구 내부 갈등으로 번질 조짐도 보인다.

발단은 최근 일부 언론에서 "박은선이 서울시청에 입단키로 결정했다"는 보도를 하면서다. 박은선이 위례정산고 은사였던 서정호 서울시청 감독의 뜻에 따라 서울시청행을 선택했다는 것. 연봉 3000만원에 보너스옵션 2000만원 등 고졸 여자선수로는 파격적인 대우가 보장됐다.

하지만 여자축구연맹 규약상 고졸 선수는 대학 진학이 원칙이다. 대학 여자축구를 보호하자는 뜻에서 오래전 실업과 대학 감독들이 합의했다. 그래서 INI스틸과 대교 등 실업팀들은 그동안 고교 선수를 스카우트하지 않았다.

그러나 박은선의 실업행이 불거지자 여자축구연맹은 지난 10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토의했고, 서정호 감독에게 규약을 준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서정호 감독은 "연맹은 올해 초 서울시청이 창단할 때 신생팀에 신인 우선 선발권을 주기로 했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연맹과 마찰을 빚더라도 박은선을 데려가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연초부터 박은선 쟁탈전을 벌였던 대학들은 "타 대학에 보낼 바엔 실업행이 낫다"며 어정쩡한 자세다.

하지만 박은선의 아버지 박순권씨는 "딸의 진로는 결정된 바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박씨는 "본인은 실업 입단을 원하지만 해외 클럽에서도 러브콜이 오고 있어 고민 중이다. 만약 국내에 남는다 해도 대학 진학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박은선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차세대 여자축구를 이끌 대물'로 극찬한 대형 스트라이커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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