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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해커는 누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세계 최고의 해커는 누구일까.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온라인판은 유명 해커 10명을 선정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장 첫 번째로 꼽힌 인물은 케빈 미트닉(Kevin Mitnick)이었다. 현재 미트닉 시큐리티 컨설팅의 최고경영자(CEO)인 그는 '천재 해커'로 불릴 만큼 80~90년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해커로 알려져 있다. 1992년 NEC, 노벨, 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의 컴퓨터 전산망에 침입해 이름을 날렸다. 미트닉은 과거 수많은 시스템을 공격한 혐의로 5년을 복역하고 2000년 1월 석방된 바 있다. ‘침입의 기술’이라는 저서가 있다.

두번째로 케빈 폴슨(Kevin Poulson)이 꼽혔다. 케빈 폴슨은 1980년대 후반에 미국에서 전화의 무단사용, 도청 등으로 악명이 높았던 해커로 불린다. 그는 82년 현대 인터넷 전신인 아르파넷(Apranet)에서 수많은 컴퓨터에 불법 접속한 혐의로 수색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그의 나이는 17세였다. 87년엔 전화국의 컴퓨터에 침입해 정보를 빼냈으며 90년에는 로스엔젤레스(LA)의 한 라디오 방송국에서 내건 경품을 받기 위해 방송국으로 연결된 모든 전화선을 장악하기도 했다.

이어 애드리안 라모(Adrian Lamo)가 뒤를 이었다. 그는 AOL, 뱅크오프아메리카, 프로디언, BP 등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인터넷 백본(기업 전산망의 근간이 되는 네트워크를 연결시켜 주는 고속 통신망) 제공업체인 MCI월드컴의 관리네트워크를 여러 차례 침입한 경력이 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야후, 익사이트앳홈 등 이름 있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을 자기 집 드나들듯이 해킹했다.

로버트 모리스(Robert Tappan Morris)는 88년 당시 코넬대학 대학원생 자격으로 '인터넷윔'이라는 컴퓨터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인터넷에 배포, 전 세계적으로 6000여 대 이상의 컴퓨터를 마비시킨 바 있다.

이밖에 스티븐 워즈니악(Stephen Wozniak), 로이드 블랭켄쉽(Loyd Blankenship), 마이클 캘치(Michael Calce), 데이비드 L. 스미스(David L. Smith)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해커에서 크래커로…=해커(Hacker)라는 말은 원래 ‘컴퓨터를 이용해 소프트웨어(SW) 작품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란 뜻이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사용하던 말이었다고 한다. 결국 MIT의 해커들이 해커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많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현재의 컴퓨터 문화를 이룩한 사람들로 평가받는다. 이들 중에는 매킨토시를 개발한 애플(Apple)의 스티브 잡스나 MS를 창업한 빌 게이츠 등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일반적으로 컴퓨터에 불법으로 접속해 고장을 일으키거나 수록된 정보를 변조 또는 파괴하는 사람을 가리키고 있다. 해커들은 해킹이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게 되자 남의 보안시스템에 몰래 침입하는 불법행위(cracking)를 하는 사람들에게 크래커(Cracker)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용어는 1980년대 중반에 만들어졌으나 아직도 범법여부와 관계없이 해킹이라는 말이 더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재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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