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만진후 꼭 손 씻어야… 동물에 의한 감염질환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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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애완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동물에 의한 감염질환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애완동물의 종류도 개.고양이뿐 아니라 토끼.새.흰쥐.이구아나 등 다양해짐에 따라 질환의 종류 또한 늘어나고 있는 실정. 애완동물을 기르는 일이 정서적으로 도움을 준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이 자신과 다른 종(種)과 어울려 살 때는 건강을 위해 몇가지 주의사항이 필요하다.

서울대의대 감염내가 오명돈 교수는 "똑같은 균이라도 동물에서는 병을 일으키지 않지만 종(種)이 다른 사람에게선 병을 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고 설명한다.

예컨대 에이즈만 해도 원숭이는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별다른 병을 일으키지 않지만 사람은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치명적인 병을 발생시킨다는 것.

살모넬라균도 소.돼지.닭 등 가축의 창자에선 상주균이다. 하지만 사람 몸에 들어오면 장염을 일으킨다.

개도 카프노사이토파가라는 세균이 입속에 상주균으로 존재하는데 사람에 전염되면 병을 일으킨다.

고양이에서 옮는 병도 있다. 한림대의대 평촌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윤종률 교수는 "고양이의 침속에 있는 바르토넬라라는 세균이 주로 고양이가 할퀼 때 상처를 통해 감염되며

특히 당뇨병.항암치료를 받는 환자 등 면역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선 물린 자리 주변의 임파선이 붓고 고름이 나오는 묘조병이 발생한다" 며 "고양이를 쓰다듬던 손을 씻지 않고 눈을 비벼도 결막염이 생길 수 있다" 고 설명한다.

예로부터 사냥꾼들 사이에서 병든 동물은 잡지도 먹지도 말라는 말처럼 병든 동물은 더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일례로 앵무새병은 클라미디어 치타코시스란 균에 감염된 앵무새로부터 감염돼 사람몸에선 폐렴을 일으키는데 일반적인 항생제엔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면 사망기도 한다.

오교수는 "감염 후에도 발병 때까지 기간이 길어 병든 줄 모르고 전염될 수 있으므로 특히 키스 등 밀접한 접촉은 삼가라" 고 권유한다.

애완동물이 병들면 놀지 않고, 잘 먹고 않으며, 설사 등 변화가 오므로 조금이라도 행동이나 일상생활에 변화가 있을 땐 속히 수의사에게 진찰과 치료를 받는게 안전하다는 것.

일반적으로 집에서 애완동물을 키울 땐 동물을 만지고 나면 늘 손을 씻고 배설물을 치울 때 장갑을 반드시 껴야 한다.

특히 정기적인 수의사 검진을 받는 것은 필수.

특히 만성질병이 있거나 항암치료.면역치료를 받는 사람, 또 에이즈 환자 등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은 애완동물로부터 전염된 병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동물의 털이나 피부각질이 탈락하면서 발생하는 알레르기 항원이 인체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울산대의대 서울중앙병원 소아과 홍수종 교수는 "특히 천식.알레르기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주치의와 상담해 대처방안을 마련할 것" 을 강조한다.

황세희 전문위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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