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비례대표 발표] 이상희·박세환 등 '낙천 구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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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은 '집안잔치' 로 끝났다는 평가다. 지역구 낙천자들을 여러 명 구제하고, 전국구 현역의원 상당수를 다시 당선권 내 비례대표 후보로 선발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직능대표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참신성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 낙천자 구제〓부산 남구에서 낙천된 이상희(李祥羲)의원과 전국구 현역으로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한 박세환(朴世煥.대구 수성을).박창달(朴昌達.대구 중)의원이 당선 안정권으로 꼽히는 18번 이내에 랭크됐다.

경주에서 낙천한 임진출(林鎭出.여)의원은 19번, 대구 수성갑 공천에서 떨어진 이원형(李源炯)선대위 부대변인은 20번을 받았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18 공천파동' 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들 낙천자의 탈당을 막기 위해 비례대표 배려를 약속했었다.

◇ 전국구 현역 재공천〓신영균(申榮均).강창성(姜昌成).김정숙(金貞淑).조웅규(曺雄奎).김홍신(金洪信)의원과 최근 전국구 의원직을 승계한 황승민(黃勝旻)당중앙위원이 당선권 내에 들었다. 김영선(金映宣.여)의원은 20번 이후 예비후보에 포함됐다.

申의원의 경우 당 기여도와 문화.예술계 직능대표성을 고려했고, 姜의원은 원로 배려 케이스로 공천받았다는 게 李총재측의 설명. 여성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정숙 의원은 전국구 3선을 바라보게 됐고, 曺의원은 김덕룡(金德龍)부총재 몫으로 공천받은 경우. 김홍신.김영선 의원은 의정활동 우수자로 뽑혀 공천받았다고 한다.

◇ 여성 몫 30% 약속 미달〓李총재는 당선권 내 순번 30%를 여성에게 배려하겠다고 밝혔으나 18번 안에 든 여성은 김정숙 의원과 이연숙(李□淑)전 정무2장관, 전재희(全在姬)전 광명시장 등 3명뿐이다.

임진출 의원이 당선권에 근접했고, 김영선 의원이 예비후보에 들어갔지만 약속이행은 아니라는 게 여성당직자들의 불만. 당초 손봉숙(孫鳳淑)전 정치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가 상위 순번에 올랐으나 본인 고사로 제외됐다고 한다.

◇ 李총재 측근 일부 배려와 호남.충청 등 취약지역 안배 배제〓 '2.18 공천파동' 의 주역으로 알려진 윤여준(尹汝雋)전 여의도연구소장이 상위 순번을 받았고, 이원창(李元昌)총재특보 겸 선대위 대변인도 예비후보군에 들어있다가 발표 직전 17번을 차지했다.

호남.충청 배려케이스로 거론되던 인사 중 당선권 내에 들어간 사람은 없다. 지역구 낙천자 중 TK출신은 3명(박세환.박창달.이원형), PK출신은 1명(이상희)이 당선권에 든 것과 대조적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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