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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업계 인수·합병 마무리 단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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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자동차 업체간 인수.합병이 다시 급물살을 타면서 세계 자동차업체가 제너럴모터스(GM).포드 등 5대 메이커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연산 3백80만대로 세계 7대 메이커인 피아트는 최근 지분 20%를 GM에 넘기는 방식으로 GM과 제휴키로 했다. BMW는 영국에서 사들였던 자회사 랜드로버를 최근 포드에 다시 넘기기로 결정했다.

포드가 랜드로버에 그치지 않고 BMW를 통째로 인수할 것이란 얘기도 끊이지 않는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미쓰비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미쓰비시 지분을 인수키로 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1990년대 중반 BMW의 랜드로버 인수로 시작한 세계 자동차 메이커의 인수.합병이 98년 11월 독일 다임러벤츠와 미국 크라이슬러의 합병으로 절정에 달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인수.합병 대상 가운데 남은 것은 일본의 혼다와 대우차 등 한국 자동차업체들 뿐" 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동안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은 연간 2천만대에 달하는 과잉 생산량을 해소하고 초저공해 엔진.전기자동차.연료전지 등 신기술 개발에 필요한 막대한 연구개발(R&D)투자비용을 낮추기 위해 인수.합병을 추진해왔다.

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도요타.폴크스바겐 등 선두 5개 업체가 이 인수.합병의 중심이었다.

이들 업체의 가장 큰 무기는 막강한 자금력이다.

포드의 현금 동원능력은 2백50억달러에 달하고 GM은 1백50억달러의 여유자금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일본 스즈끼 등을 인수.합병해 생산규모가 1천1백만대로 커져 세계 1위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

여기에 피아트까지 합칠 경우 생산규모는 1천5백만대에 육박하고 GM 산하 브랜드는 12개로 늘어난다.

생산규모가 9백60만대인 포드는 랜드로버 인수를 계기로 'GM 따라잡기' 에 불을 당길 전망이다.

BMW를 인수하면 GM과의 선두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북미와 동유럽에서 경쟁하던 포드.GM.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미국.유럽업체들은 아시아시장에서의 한판 승부에 열심이다.

대우차를 놓고 GM과 포드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며 르노는 삼성차 인수를 추진 중이다.

세계 자동차시장이 5대 메이커로 집중되면서 자동차시장이 과점구조로 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들이 담합 등을 통해 생산량과 가격을 좌우할 수 있는 힘을 가질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잉생산이 해소되지 않으면 이들이 과점적 지위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 이라는 전망이 아직 우세한 편이다.

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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