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 건설 사업] "물류비 절감","환경망친다" 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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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환경단체들은 경인운하가 ▶경제성이 없고▶해양오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경인운하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건설교통부나 경인운하㈜는 ▶경제적 타당성이 충분하며▶환경문제는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상반된 입장에 서있다.

◇ 공사개요〓서해안(인천 시천동)과 한강(서울 행주대교)을 연결하는 총길이 18㎞.너비 1백m.수심 6m의 운하로 1조8천4백29억원(민간 1조4천47억원, 정부 4천3백82억원)을 들여 올 하반기부터 2004년말까지 건설된다.

인천쪽과 서울쪽에 2개의 선박터미널을 짓고 행주대교 북쪽에는 해사(바닷모래)부두를 짓게 된다.

또 서해쪽에 38만평의 관광단지와 16만평의 공업단지도 조성된다.

◇ 경제성〓경인운하㈜측은 경인운하가 건설되면 향후 50년 동안 투자액의 2배가 넘는 3조5천3백74억원의 경제적 편익(便益)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내륙교통난 완화.인천항 체선 완화.화물운송비 절감.토지자원 창출 등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생긴 것.

이에 대해 환경연합 양장일(楊將一)조사국장은 "환경오염 해결을 위한 비용이나 토지 보상비 등이 빠져 있어 경인운하㈜측의 분석에 동의할 수 없다" 고 지적했다. 반면 경인운하측은 "토지보상비 2천6백억원은 건설비용에 포함돼 있다" 고 반박,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 환경오염〓환경단체들은 경인운하㈜가 지난 1월 내놓은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검토한 결과 "현재 3~4급수 수준의 오염이 심한 한강 하류와 5급수도 안되는 굴포천 물을 운하로 끌어들이면 운하의 물이 썩게 마련이어서 수질오염 방지대책이 미흡하다" 고 지적했다.

특히 봄.가을 갈수기나 한여름 홍수철에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건교부 경인운하과와 경인운하㈜는 "경인운하 수로내 담수 체적은 약 1천만㎥이고 평상시 초당 30㎥ 수준으로 흘러 체류기간이 4일에 불과하므로 체류기간이 2백일인 시화호 등과는 다르다" 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들은 또 생태습지조정 등 오염방지 대책으로 제시된 계획들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거나 실효가 적어 해양생태계까지 파괴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고, 사업자측은 88올림픽.대전엑스포 개최시 효과를 거둔 하천정화공법을 사용해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 전망〓환경단체들이 총선과 경인운하 문제를 연계해 사업자와 정부를 압박하고 있으나 환경영향평가서 보완작업이 이뤄지고, 경인운하㈜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경제적 타당성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쉽사리 양측의 주장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경인운하의 추진 여부는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투자비를 포함, 새로운 경제성 평가결과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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