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낙찰가 뛰자 실수요자 몰려… 연립주택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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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연립 주택을 찾는 수요가 부쩍 늘고 있다.

최근 법원 경매장마다 연립주택 구입 희망자가 몰리는 바람에 물건 하나에 35명이 달려드는 등 경쟁률이 10대 1을 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들어 서울지역 연립주택 경매물건의 낙찰률(경매물건 대비 낙찰물건)과 낙찰가율(최초 감정가 대비 낙찰가)이 각각 30%와 70%에 육박하는 등 크게 높아지는 추세다.

◇ 동향〓18일 서울 동부지원에서 진행된 경매에 나온 송파구 가락동 유신빌라 201호(25평형, 토지지분 20평)에는 응찰자들이 무려 35명이나 몰렸다.

감정가 1억4천만원짜리로 두 번 유찰돼 최저가가 8천9백60만원으로 떨어진 상태였으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최저가보다 4천1백40만원이나 높은 1억3천1백만원에 낙찰됐다.

20일 같은 법원에서 열린 경매에서는 중곡동 현대빌라 15평형이 14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21일 서부지원 경매에서는 마포구 성산동 삼호빌라 11평형에 13명의 투자자들이 몰렸다.

2월 한달 동안 서울 지역 경매시장에 나온 연립주택은 1천3백25건으로 이 가운데 3백94건이 낙찰돼 29.7%의 낙찰율을 보였다.

이는 1월 낙찰률 21.4%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이다.

낙찰가율도 지난해 12월 67.6%에서 1월에는 69.7%, 2월에는 70.1%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 왜 몰리나〓연립주택 경매물건이 인기를 끄는 것은 실속있게 내집을 마련하려는 30~40대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경매 연립주택은 감정가 자체가 시세보다 10%가량 낮게 평가된데다 보통 2회 이상 유찰되는 일이 많아 잘만 하면 시세의 30~50% 정도의 값으로 낙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또 그동안 아파트를 찾던 수요자들이 2월 서울 전체 낙찰가율이 90%를 기록하는 등 값이 너무 높아지자 연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최근 벤처기업이 몰려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사무실 수요가 늘어나면서 사무와 주거가 동시에 가능한 오피스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립 수요도 경매 시장을 달구고 있다.

유승컨설팅 경매사업부 이학송 부장은 "강남.송파구 일대 연립의 경우 낙찰가 수준에 전세가가 형성돼 있는 경우가 많다" 며 "낙찰한 후 전세를 놓으면 곧바로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어 특히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 말했다.

김남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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