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파동… 정몽구·몽헌 회장 측근들 대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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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현대그룹의 후계 구도를 둘러싸고 정몽구.몽헌 회장간의 각축전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이들 두 회장의 핵심측근들의 움직임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경영권 향배가 급변하는 고비마다 '주군(主君)' 을 위해 몸을 던졌고 鄭명예회장의 의중을 수시로 파악해 보고하는 역할을 맡았다.

우선 정몽구 회장측 참모론 이계안 현대자동차 사장과 노정익 현대캐피탈 대표.정순원 현대자동차 부사장등이 있다.

특히 李사장은 鄭명예회장에게 수시로 직접 보고를 할 수 있는 몇안되는 전문경영인으로 꼽히며 특히 현대그룹의 분할구도를 설계한 주역이다.

노부사장은 이번 인사 파문속에서도 몽구 회장의 의중을 그대로 행동에 옮기는 대담성을 보였다는 평이다.

또 26일 정몽구회장의 복귀관련 기자회견문을 읽은 정 부사장은 현대경제연구원 부원장으로 있으면서 1997년 기아차 인수 전략을 수립한 경영전략통이다.

98년 정몽구 회장이 혼자 그룹을 이끌때 정회장의 경영이념인 '가치경영' 의 도태를 마련했다.

정몽헌 회장의 측근으론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김윤규 현대건설 사장.김재수 구조조정위원장등이 거명된다.

이 가운데 김위원장은 정몽구회장측이 이익치회장의 전보인사 내용을 공식화 하라는 주문에도 불구하고 "정몽헌 회장이 귀국하기 전까지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이를 발표하지 못한다" 고 버텨 지난 금요일 정몽헌 회장의 '단독등극' 을 도운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이 회장과 김 사장은 정몽헌 회장이 주도한 소떼 방북.금강산 관광 사업등 과 같은 굵직굵직한 대북 사업을 성사시키면서 핵심측근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명예회장 비서 출신인 김사장은 정몽헌회장이 부재중에도 정명예회장의 곁을 지키며 정몽구회장측의 움직임을 간파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두회장간에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 경우 양측 측근중 일부가 '희생양' 이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몽헌 회장측 대변인 역할을 해온 김 위원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몽구 회장측이 26일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을 거명하며 "김 위원장의 사려깊지 않은 발표로 인해 그룹 질서에 큰 혼선을 초래했다" 고 맹비난 했기 때문이다.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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