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항 원사 CT필름 바꿔치기 사실로 드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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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병역비리 주범으로 수배 중인 박노항(朴魯恒.49)원사가 소규모 병원과 짜고 허리디스크 환자들의 컴퓨터단층촬영(CT)필름을 징병검사 대상자의 것처럼 바꿔 10여명이 병역면제판정을 받을 수 있게 해준 사실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병역비리 검찰.군 합동수사반에 따르면 지난 25일 구속된 서울 영등포구 S병원 전 방사선실장 朴홍기(49)씨는 1997년 10월부터 2개월 동안 朴원사의 부탁을 받고 징병검사 대상자 7명에 대한 진단서 발급 때 진짜 허리디스크 환자들의 CT 필름으로 바꿔치기해 주고 朴원사로부터 1인당 1백만원씩 모두 7백만원을 받은 혐의다.

CT 필름 바꿔치기 수법은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을 뿐 실제 병원측이 이처럼 바꿔치기를 해준 사실이 적발된 것은 처음이라고 합수반은 밝혔다.

또 함께 구속된 S병원장 李종출(45)씨는 93년 9월 서울 모 개인병원 원장 李모씨의 부인으로부터 1천만원을 받고 아들이 병역면제 판정을 받을 수 있도록 거짓으로 허리디스크 진단서를 발급해 준 혐의다.

합수반은 이에 따라 S병원 원장 李씨 등이 朴원사 등의 부탁을 받고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준 사회지도층 인사 자제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이 병원의 폐기된 CT촬영 장부와 필름 판독지를 찾고 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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