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동교동 화합만찬 “동상! 상동!” 건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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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왼쪽에서 둘째)이 주재한 상도동계와 동교동계의 화합만찬이 26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렸다. 권노갑 전 의원이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홍업 전의원, 김 전 대통령, 김수한 전 국회의장, 김명윤·최형우 전 의원,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홍인길 전 의원. 권 전 의원 오른쪽은 주호영 특임장관. [김형수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YS)이 주재한 동교동계와 상도동계 간 만찬이 26일 여의도 63빌딩 내 중식당 백리향에서 열렸다. YS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서거 이후 동교동계 인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초청하면서 열렸다.

YS는 “크나큰 정치사의 거목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진심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만약 우리 둘이 협력하여 투쟁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는 아웅산 수치 여사가 고통받는 미얀마처럼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지역 감정을 해소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민주화 동지들이 이 나라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권노갑 전 민주당 상임고문도 “김영삼 전 대통령께서 (DJ가 입원해 있던) 세브란스병원을 찾아주면서 동서화합의 길이 열린 것”이라고 화답했다. DJ의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은 유족을 대표해 “아버님이 하늘에서 이 자리를 보고 계시다면 참으로 흐뭇한 마음이실 거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만찬엔 권 전 고문을 비롯해 한화갑·한광옥·김옥두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 60여 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DJ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은 오지 않았다. “초청 대상이 아니다”는 게 동교동 측 설명이다. 상도동계에서는 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 김명윤 전 의원 등 30여 명이 나왔다. YS의 차남인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과 주호영 특임장관도 참석했다.

식사는 광둥식 상어지느러미·오룡해삼·오화동파육 등이 포함된 8만원짜리 코스요리가 나왔다. 식당 관계자는 “8만원짜리 식사 91인분이 나갔지만 전직 대통령이 참석하신 만큼 할인을 조금 해드렸다”고 귀띔했다. 문희상(민주당) 국회 부의장이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를 뜻하며, 서로 같다는 뜻도 있다”면서 건배사로 “동상! 상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행사가 끝난 뒤 YS는 기자들에게 “상도동과 동교동이 만나 이렇게 흐뭇한 경우는 없었을 거다”고 말했다.

선승혜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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