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사건' 피해자 1만4천8백41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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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제주4.3사건' 의 피해자가 1만4천8백4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제주도의회는 21일 4.3사건 피해당사자와 가족으로부터 피해내용을 신고받아 피해자 명단과 피해내용 등을 수록한 '제주도4.3피해조사보고서' 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1994년 이후 5년여간 신고.조사를 거친 피해인원은 1만4천8백41명이다.

1만2천2백43명이 가족 등 피해자의 직접 신고를 받은 피해자다. 나머지 2천5백98명은 증언.자료 등을 통해 피해사실이 확인됐지만 피해내용.결과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

피해내용은 사망 9천9백87명, 실종 2천2백56명이다. 실종자 가운데 1천31명은 형무소로 압송된 뒤 행방불명된 경우다.

피해 신고자들이 밝힌 가해자를 보면 입산 게릴라인 무장대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사람은 1천3백53명(11%)이었지만 군.경 토벌대로부터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은 1만2백77명(84%)이었다. 당시 군.경의 과잉진압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 30대가 전체의 50%로 피해자들은 대부분 청년층에 집중됐다.

하지만 10세 미만의 아동도 6백76명(6%)이나 되는 데다 여성도 2천5백74명(21%)에 이르는 등 당시의 참상이 무차별적으로 진행됐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도의회는 1994년부터 도내 마을마다 현장조사요원을 보내 피해조사를 벌이는 한편 의회내에 '4.3피해신고실' 을 설치, 피해를 주장하는 도민들의 직접 신고를 받아왔다.

제주도의회 오만식(吳萬植)4.3특별위원장은 "피해자들이 당시를 회상조차 하기 싫어하는 여건이어서 피해자는 생각보다 더 많을 것" 이라며 "4.3특별법 제정에 맞춰 당시의 피해실태조사 등 진상규명 노력을 계속하겠다" 고 말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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