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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 회장·반장 여학생이 휩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지난 15일 서울 미동초등학교의 전교회장 선거에서 김모(12)양이 당선됐다. 남학생 1명과 여학생 4명 등 5명이 출마한 가운데 표 결집력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학생이 선출된 것이다.

전북 전주시 전주초등학교도 지난 10일 전교회장 선거에서 지모(13)양이 당선됐다. 5, 6학년 2명씩 선출하는 부회장 선거에서도 여학생이 3명이나 당선돼 이 학교 회장단 5명중 4명이 여학생이다.

전통적인 남아선호 현상으로 갈수록 남학생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학생회장.학급회장은 이와 반대로 '여초(女超)현상' 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정목초등학교는 지난주 학급회장(반장) 선거에서 4, 5, 6학년 27개 학급중 14개 학급에서 여학생이 선출됐다.

서울 송파구 A초등학교는 3학년 4개 학급 모두 여학생이 학급회장이 됐다. 이들 학교는 학급마다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3~4명씩 많다.

이 학교 한 교사는 "여학생이 한 학년의 회장자리를 석권한 것은 처음" 이라며 "초등학교의 경우 여학생이 신체적으로도 성숙하고 발표력과 판단력이 남학생보다 뛰어나 교사들도 좋아한다" 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 속에 광주 문산초등학교도 여학생이 전교 어린이회장에 당선됐고, 부산 장서초등학교의 경우 여학생 1명과 남학생 3명이 출마한 가운데 여학생이 선출됐다.

문산초등학교 한 교사는 "여학생은 여학생 후보에게 투표하고, 남학생은 성격이 좋고 예쁜 여학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며 "상당수 가정에서 갈수록 '엄마' 의 발언권이 강해지고 있는 것도 출마와 투표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고 분석했다.

그러나 장서초등학교 김수희(金秀姬)교장은 "회장이 된 여학생은 과학.운동을 잘해 '만능' 으로 불렸고 유머도 풍부해 학생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은 것일 뿐" 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신천초등학교 오해식(吳海植)교감은 "요새는 씩씩한 여학생으로부터 연약한 남학생을 보호해줘야 할 정도" 라며 "여학생들을 골려주기 위해 고무줄을 끊고 도망다니는 남학생은 정말 보기 힘들어졌다" 고 말했다.

정용백.서형식.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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