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을 찾으려면 숨기지 말고 병원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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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루증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질 내 삽입 전 혹은 삽입 직후에 사정이 일어나는 것을 말하며, 가장 흔한 성기능 장애다. 1887년에 조루증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는 하였으나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하다가, 1950년대부터 조루증이 학습된 습관으로 초기 성경험 시 조급한 성교로 인한 조루증상이 습관화되고 수행불안을 동반되어 발생한다고 생각하여 행동요법이 치료의 근간을 이루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비뇨기과 의사에 의해 조루증의 원인이 정신심리학적인 원인 외에도 음경의 신경과민과 여러 가지 기질적 원인에 의한 것임이 밝혀져 선택적 세로토닌 수용체-억제제, 국소도포제, 수술적 방법들이 치료에 이용되기 시작하면서 치료의 성공률이 기존의 방법에 비해 현저히 향상되기 시작하였다. 최근에는 조루증 치료제로 개발되어 임상시험 후 유일하게 허가를 받은 다폭세틴(제품명 프릴리지)이 발매되어 치료에 이용되면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2004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조루증은 성관계 만족도뿐만 아니라, 일상적 삶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이는 발기부전보다도 더 크다고 한다. 조루증 환자와 정상인을 비교 했을 때 스트레스, 성관계 만족도, 대인관계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조루증 환자에게서는 심각하게 나타났다. 지난 2002년에 발표된 한 국가간 성 의식에 대한 비교연구에 따르면 한국은 비교 대상 28개국 중 성관계가 자신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가장 크게 본 나라였으나 이들 남성 중 2%만이 성기능 장애 문제로 의사와 상담하였다고 답했다. 이는 조사 대상 28개국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요컨대 한국 남성들은 성 문제에 관심이 높고 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나, 정작 자신에게 성적 문제가 생겼을 때 병원을 찾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 결과 문제가 생겼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 하는 다른 국가의 남성들보다 오히려 성기능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조루와 같은 경우, 전체 성인 남성의 30%에 가까운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가장 흔한 성기능 장애이다. 그런데도 그 증상이나 심각성을 외부에서 확인할 수 없는, 극히 개인적이면서 숨겨져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조루증 치료에 대한 의지가 작아질 수도 있다. 또는 병원 치료를 원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조루증이 가져오는 부정적 감정, 즉 수치심이나 자괴감에 더욱 병원을 찾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조루증은 몰래 찾아본 민간요법 실천을 통해 개선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그대로 방치하면 파트너(여성)과의 관계의 불화까지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성기능 장애이다. 그러므로 조루증은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 정경우(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 상임이사, 부산 스마일 비뇨기과 대표원장) 조인스닷컴(joins.com) ▶ [Poll]나는 조루가 ○○이라고 생각한다 => 참여자에겐 경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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