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주당 열세"…지지층에 경각심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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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6대 총선 D - 30일인 14일 남궁진(南宮鎭)청와대 정무수석은 "민주당이 상당히 열세여서 노심초사하고 있다" 고 말했다. "제1당이 될 가능성이 희박해 총선 이후 3년 동안 국정운영을 어떻게 할지 걱정된다" 는 것이다.

청와대측의 이런 분석은 사실을 근거로 한 것일까, 아니면 엄살일까. 청와대측 주장에 따르면 민주당이 우세 41.상대 우세 28.경합 41곳이며, 한나라당은 우세 34.상대 우세 41.경합 63곳이라고 한다.

경합지역 대부분이 수도권이고, 민주당과 한나라당 2강 구도를 예상해 절반씩으로 나누면 민주당이 90~95석, 한나라당이 1백5석 안팎이 된다는 계산이다.

그것도 민주당이 호남 29석을 모두 석권하고, 수도권 97석 중 55~58석을 얻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비례대표 의석수를 포함할 경우 한나라당 1백23석 안팎, 민주당 1백10석 안팎, 자민련 26~27석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안정 속의 개혁' 을 내세워 국민에게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야당이 제1당이 되면 ▶외국인 투자 위축▶생산적 복지정책 중단▶주가 하락 등의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자신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상대방에게는 너그러운 잣대를' 적용한 결과를 반(半)공개적으로 내놓는 것은 지지층의 경각심을 높이고 '반(反)DJ표' 의 결집을 막으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최근 목표치를 1백30석(徐英勳대표)에서 1백10석(김한길 선대위 기획단장)으로 하향조정해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관계자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야당 분열로 낙관론에 빠져 해이해지고 있지만 야당 지지자들은 경계심리로 똘똘 뭉치고 있다" 고 말해 이런 해석을 뒷받침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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