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마을 양림동에 초대형 성탄 타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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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순 호남신학대 총장이 학교 기숙사동 8층에 설치할 예정인 높이 20m의 크리스마스 타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위 사진)
크리스마스 타워의 조감도.(아래 사진)

24일 오전 광주시 남구 양림동 호남신학대. 신축 중인 기숙사 옥상에 초대형 크리스마스 타워를 설치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학교 측은 3억원을 들여 기숙사 8층 옥상에 높이 20m의 크리스마스 타워를 세우고,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으로 타워를 장식한다. 다음달 1일 오후 7시 ‘빛고을을 밝히는 크리스마스 타워 점등식’을 연다.

기숙사 8층의 높이가 해발 98m이기 때문에 타워 맨 위는 해발 118m에 이른다. 따라서 이 타워는 시내 대부분 지역에서 보인다. 이 곳은 평소에도 무등산을 조망하기에 좋은 장소로 꼽히는 곳이다.

이 타워는 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의 경관 이미지를 한 차원 높여 빛고을의 도시 이미지를 향상시키자는 뜻에서 세워진다. 별도의 승강기를 설치해 일반에 개방, 무등산과 양림동의 전경을 조망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차종순 호남신학대 총장은 “광주 근대문화의 발상지로 불리는 ‘역사문화마을’ 양림동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림동에서는 1904년 12월 25일 배유지 선교사 일행이 임시 사택에서 처음으로 예배를 올렸다. 그 이듬해 제중병원이 들어섰으며, 1908년 남학교와 여학교가 설립됐다. 이 곳에서 한센병 구제와 빈민 구제 운동이 태동, 독특한 희생과 섬김의 공동체 문화가 형성됐다. 이런 공동체 운동은 최흥종(1880~1966)·강순명(1898~1966) 선생 등 이 고장 사람들의 손길을 따라 온 나라로 퍼졌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섬김의 삶을 살았던 이들의 정신을 기리는 뜻에서 이 크리스마스 타워의 이름을 ‘빛과 섬김의 탑’이라고 지었다.

◆역사문화마을 관광자원화 사업=광주시는 근대문화 유적이 많이 있는 양림동 일원 20만㎡를 올부터 2013년까지 307억원을 들여 관광자원으로 개발한다. 사업은 크게 ▶순교자 기념공원 조성 ▶ 양림산 생태 복원 ▶역사유적 보존 및 복원 ▶최흥종·정율성 기념관 건립 ▶관광객 편의시설 조성 등으로 나뉜다.

호남신학대 뒤편 양림산 정상에는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 22명의 묘역이 있다. 호남 선교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유진벨 선교사와 호남 최초 의료선교사인 오기원씨가 묻혀 있다. 순교자 기념공원 조성사업은 묘역 일대를 기념공원으로 만들어 기독교 순례 관광지로 가꾸는 것이다. 한국 개신교 순교자 1000여명 중 850여명이 호남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순교자 기념공원을 기점으로 순교자가 많은 영광·영암·순천· 여수 등을 연결하는 순례 상품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림동에서 유년을 보낸 중국의 혁명음악가 정율성 선생 기념관, 독립운동과 나환자 치료에 일생을 바친 최흥종 선생의 기념관도 지어진다.

이기신 광주시 도시마케팅본부장은 “근대 인도주의적 봉사의 출발지인 양림산 일원에 순교자 기념공원 등이 조성되면 순례자들의 발길이 연중 이어져 나눔과 봉사의 빛고을 이미지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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