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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별 수업, 집중학습 … ‘명문 만들기’ 시동 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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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당곡고

인문·자연계로 나뉘는 2학년 때부터 주요 과목 단위 수를 늘려 집중 학습을 한다. 인문계는 국어·영어·사회의 단위 수를, 자연계는 수학·영어·과학의 단위 수를 일반 고교에 비해 20%가량 늘릴 예정이다. 일반 학교에서 영어 수업이 한 주에 5시간이라면 당곡고에서는 주당 6~7시간 영어 수업을 한다는 것. 1학년 학생들의 경우에는 수학 수업 시간을 주당 4시간에서 5시간으로 늘린다.

당곡고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진로 교육이다. 교사들의 입시 컨설팅 능력을 키우기 위해 ‘교사 1인 1대학 책임제’를 실시한다. 학생이 특정 대학에 지원하기를 희망할 경우 그 대학을 담당하는 교사에게 진학 컨설팅을 받게 된다. 1학년 재량 활동으로 ‘진로와 지도’ 과목을 편성해 하나의 주제로 직접 연구보고서를 쓰면서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우도록 했다. 윤오영 교장은 “학생 한 명이 하나 이상의 자격증을 취득하게 함으로써 입학사정관 전형에도 대비할 예정”이라며 “밤샘 독서토론회 개최 등 지속적인 독서 활동을 유도해 논술고사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도봉고

2~3학년을 대상으로 사회·과학과목의 선택폭을 늘린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선착순으로 인터넷 수강신청을 받은 뒤 수요에 비해 교사나 교실이 부족한 경우 방과후 수업과 방학을 이용해 운영한다. 신영철 교장은 “학교 사정에 따라 선택과목을 정해 일괄적으로 수업할 경우 수업 효율성이 떨어지고,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듣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교과부와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2억원 중 상당 부분을 선택과목 교사 수급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취도평가 등 각종 시험에서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한 학생들은 ‘학습부진학생’으로 구분, 매일 방과후 수업시간에 특별교육을 실시한다. 학년별로 전용교실과 담당교사가 정해져 과목별로 보충지도를 받을 수 있다.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학습계획과 성과 등을 점검해 수업효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신 교장은 “지난해 성취도평가에서 기초학력 미달인 1학년 학생이 36명이었다”며 “자체시험을 실시해 일정 수준에 오를 때까지 집중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등촌고

“인근 목동 지역과 교육 격차를 줄여 나갈 겁니다.”

등촌고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통한 ‘우수 학생 양성’이 목표다.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수업의 경우 학생 실력에 따라 3개 반을 4~5개 그룹으로 세분화해 이동식 수업을 실시한다. 상위 40명의 학생을 뽑아 방과후 수업을 이용해 매일 2시간씩 언어·수리·외국어·논술 특강을 실시한다. 이명희 교장은 “심화반 운영을 통해 우수한 학생들이 전학 가는 일을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자연계는 이공계열과 의·약학계열 지원 희망자 두 집단으로 나눠 수업한다. 의·약학계열 합격생을 늘리기 위해서다. 의·약학계열 희망자에게는 화학과 생물 등 심층면접에 대비한 수업도 함께 진행한다. 인문계도 어문계열과 상경계열 희망자를 나눠 어문계열은 국어·영어 수업 시간을 늘리고, 상경계열 희망자는 경제 등 사회 선택 과목을 집중 수업한다. 이 교장은 “올해 전보 예정인 10여 명의 교사 중에서도 능력 있는 교사는 초빙 교사로 돌리는 등 교사의 질을 높이는 데 치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낙동고

1·2학년을 대상으로 방과후 수업과 학습동아리를 통해 국어·영어·수학 교과 ‘무학년’ 수준별 수업을 실시한다. 심화반과 일반반으로 수준을 세분화하고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학습지를 자체 제작한다. 김병산 교감은 “수업의 효율성을 확보하고 경쟁심을 유발하기 위한 방법”이라며 “발표식 수업을 활성화해 학생들이 다양한 문제 해결 방식을 익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진로 지도를 위해 사교육 업체의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성격검사 및 진로탐색검사 프로그램을 도입, 학습 상담과 문·이과 선택 시에 활용한다. 또 컨설팅업체의 성적 처리 프로그램을 구입해 목표 대학의 진학 가능성 타진과 맞춤식 학습전략 수립에도 이용하기로 했다. 김 교감은 “지방 학교의 경우 아무리 교사들이 열심히 해도 학습 정보에 뒤처지는 게 사실”이라며 “입시제도 변화 등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처방”이라고 말했다. 하위 20% 학생들은 방과후 수업시간에 학교에서 주선한 대학생 멘토들에게 일대일 개별지도를 받을 수 있다.

광주 상일여고

지난 7월 ‘사교육 없는 학교’로 선정된 광주 상일여고는 교사와 학생이 멘토-멘티 관계를 맺어 담당교사가 학생들의 학습과 생활을 관리한다. 오후 10시까지였던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1시간30분 연장하고 주요 교과 교사들을 배치, 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 시간에도 학습 지도를 받을 수 있다. 특히 2~3학년을 대상으로 학년당 최상위권 학생 15명을 선발한 뒤 국어·영어·수학 교사들이 학생들의 교과별 개별 지도와 진로 상담을 병행한다. 박도훈 교장은 “주말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영어회화반 등 주요 과목 특강반을 만들어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학년은 국어·영어·수학 수업 시간을 1~3시간씩 늘렸다. 국어는 일주일에 5시간, 수학과 영어는 주당 7시간 수업한다.

자정까지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온 학생들의 질문에 대해 교사들이 실시간 답변하는 방식의 ‘온라인 학습 지원 콜센터’를 운영한다. 박 교장은 “단순한 대답이 아니라 그림이나 동영상 등을 활용한 답변으로 학생들의 학습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대산고

지난해 개교한 대산고는 “학습 부진 학생들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국연합학력평가 하위 3%인 학생들을 모아 연간 170시간씩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교과 보충수업을 실시한다. 학습 부진 학생에게는 지도교사를 붙여 학생 개인별 도달 목표를 따로 정한다. 한옥동 교장은 “방과후 수업과 주말을 이용, 학습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집중 학습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교생의 학습 이력카드를 만들어 체계적인 학습·생활 관리를 한다. 담임교사들은 학생 개개인의 성적 변화 추이와 특이사항 등을 기록해 학생·학부모 면담자료로 활용한다. 또 야간자율학습과 학생 상담을 위해 학부모 멘토를 선발해 운영한다. 한 교장은 “학부모들은 교사가 보지 못한 학생들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공개 면접을 통해 20여 명의 학부모 멘토 선발을 마쳤다”고 말했다. 방학 기간에는 인근 한국교원대 수학교육과 학생들이 하위권 학생들에게 학습 지도는 물론 가정 방문 등을 통해 진로 상담까지 맡기로 했다.

글=최석호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il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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