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선거 판세 읽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3개의 반짝이는 사과(三個爛果). " 대만 언론들이 連.宋.陳 세 후보를 놓고 만들어낸 신조어다. 세 후보 모두 뛰어난 점이 있고, 지지세력이 엇비슷하다는 지적이다.

連의 강점은 조직과 돈이다. '50년 여당' 의 간판 주자로서 갖는 안정 이미지도 플러스 요인이다. 그러나 대중적 지지도가 낮고, 정치적 그릇이 작다는 게 흠이다.

대만 정치평론가들은 "宋이 전화번호부라면 連은 신문지" 라고 평한다. 두 후보간 두터움과 엷음의 차이를 지적한 말이다.

宋은 각 연령층에 고루 지지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게 힘이다. 지난달 6일 모두 1백58만3천6백19장의 '롄수수' (連署書.주민 추천서)를 동원해 후보등록을 마쳤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陳의 매력은 청렴과 변화다. 타이베이(臺北)시장 시절 보여준 청렴하고 과감한 정책과 일관되게 유지해온 자주적인 양안정책이 '한번 바꿔보자' 는 젊은층의 욕구와 맞아 떨어질 경우 엄청난 폭발력을 기대할 수 있다. 가장 마지막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陳은 1위로 도약했다.

결국 기득권 세력이 총집결에 성공할 경우 連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보수 안정세력이 힘을 보탤 경우 宋이, 변화의 물결이 기세를 올릴 경우 陳이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이분(二分)한다면 連.宋의 승리는 국민당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 세력의 승리를, 陳의 당선은 '50년 만의 진정한 정권교체' 를 의미한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