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애니 왕국’ 일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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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이 비틀거리고 있다.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인재들이 떠나는 데다 한국·중국 등이 저렴한 인건비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작품을 내놓으며 입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WSJ)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직업학교를 졸업하고 하루 12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스케치 300장을 그려도 월수입이 10만 엔에 불과한 게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현주소라고 신문은 전했다. 애니메이션은 그동안 일본의 ‘문화 전령사’ 역할을 해 왔다. ‘포켓 몬스터’는 세계 TV·영화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게임카드 등 관련 상품도 불티나게 팔렸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003년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아카데미 작품상을 탔다. 하지만 최근 주 수요층인 아동 인구가 줄면서 제작비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유튜브 등 무료 인터넷 서비스 때문에 일본산 애니메이션 DVD 판매도 타격을 받고 있다. 2006년 937억 엔(약 1조2200억원)에 달했던 판매액이 지난해 728억 엔으로 30%가량 떨어졌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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