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메이트는 누가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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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7일의 '슈퍼 화요일' 대회전에서 승리를 거둔 부시와 고어의 러닝메이트는 누가 될까. 1차로 이들과 경선에서 맞섰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빌 브래들리 전상원의원이 후보로 꼽힌다.

물론 당사자들은 이를 강력히 부인해 왔다.

당내에서 그런 주장들이 제기될 때마다 매케인이나 브래들리 모두 "나의 꿈은 대통령이지 부통령은 생각도 안해봤다" 고 일축해왔다.

하지만 미국에선 서로 당내 후보 자리를 놓고 싸우다 손을 잡고 정.부통령 후보로 출마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레이건과 부시 전대통령도 그런 케이스다.

특히 공화당에선 부시-매케인 카드를 활용하라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부시는 골수 공화당원들의 지지는 받지만 무소속이나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이 싫어하고, 매케인은 공화당내 지지는 약하지만 전반적인 지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양자의 장점을 결합하면 '불패 카드' 가 된다는 게 공화당 지도부의 생각이다.

일각에선 일찌감치 후보경선을 포기하고 부시 진영에 둥지를 튼 엘리자베스 도울(밥 도울 전 대통령 후보의 부인)을 언급하기도 한다.

엘리자베스 본인은 지난해말 불출마를 선언하며 부통령 후보에 희망을 걸었다.

민주당은 공화당에 비해선 막강한 부통령 후보가 아직 떠오르지 않는다.

51세의 젊은 고어가 비슷한 연령층의 게파트 하원 원내총무나 새로운 얼굴을 선택해 젊은 바람을 유도하려고 할지, 아니면 좀더 나이가 많은 러닝메이트로 노.장(老壯)의 조화를 선택할지가 관건이다.

미국 언론은 이번 선거를 미 역사상 보기드문 격전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그럴수록 러닝메이트의 선택은 중요하다.

선거에서 승리한 부시와 고어의 선택이 주목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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