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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T 기술력 세계에 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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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부산 벡스코에서 11일 막을 내린 ‘ITU텔레콤 아시아 2004’ 행사장에 몰린 인파. 송봉근 기자

11일 막을 내린 '부산 ITU텔레콤 아시아 2004'는 풍성한 수출 계약과 높은 참관 열기 등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7개국 224개 업체가 참가한 이번 대회는 또 차세대 IT(정보기술)산업의 흐름을 선 보였고, 국내 IT업계와 정부 정책의 방향을 설정했다는 것도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전시품목이 단말기 관련 제품이 주류를 이뤄 다양성에서 부족했고, 첨단 신기술 소개도 미흡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32개국 장.차관의 대규모 방문이라는 진기록을 세웠고, 관람객은 3만명을 넘었다.

부산지역 업체의 320여건을 포함해 국내 기업들이 총 1000여건 이상의 수출상담 및 계약,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KT는 이란의 아시아테크와 2005년까지 2600만 달러 규모의 초고속인터넷망을 구축키로 했고, 알제리텔레콤과 2006년까지 15만 회선의 초고속인터넷망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LG전자는 유럽의 이동통신 사업자인 오렌지에 3세대 휴대전화를 공급하기로 했다. 부산의 세안아이티는 말레이시아 업체와 온라인 게임인 '아이언워'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했고, 일본의 다국적 기업인 테라와 게임소프트웨어 공급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 회사는 또 일본 스미토모상사와 소변을 통해 다양한 질병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소변분석기'에 대한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통신장비 업체인 삼영이엔씨는 홍콩.러시아.베트남 등과 45만 달러 상당의 수출계약을 했다.

MTT(사상구 모라동)는 베트남에 특급호텔 등 7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베트남 '타바코'그룹에 자원관리시스템 공급과 기술이전을 위한 MOU체결에 성공했다. 코리아컴퓨터는 부산항만공사와 유비쿼터스 항만 시스템을 2만5000달러에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양승택 조직위원장은 "전세계 IT경기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많은 업체가 참가해 큰 성과를 거뒀다"며 "부산 IT업계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휴렛패커드의 세바스티노 테바로토 수석부사장은 "한국시장에서 통신 인프라가 다양하게 구축돼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통신시장의 비전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내 기업이 차세대 선진 기술을 선보인 것과 달리 미국.일본.중국 등 대부분의 외국 기업들이 상용되고 있는 기술을 선보여 첨단 신기술에 대한 소개도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업체도 목표(50개국 500개사)에 크게 못 미쳤으며, 2002년 홍콩대회(319개사)보다 적었다.

노키아.모토롤라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은 참가를 외면했으며 공을 들인 중국업체들도 예상의 절반 수준인 5개사만 참가했다.

비즈니스를 위한 전문 전시회가 일반인의 대거 참관 등으로 일반 전시회로 전락, 일부 외국 업체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다음 대회는 2006년 홍콩에서 열린다.

강진권 기자 <jkkang@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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